◆ 원화값 급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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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미국 달러당 원화값 1100원 선이 7개월 만에 무너지자 서울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승환 기자] |
강세를 유지하던 원화값이 갑자기 약세로 돌아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경기 회복을 낙관한 미 연준(FRB)이 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빨리 진행하면서 전 세계 자금이 미국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1.50~1.7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0.25%포인트 인상한 지 3개월 만이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2%대에 진입했다. FOMC는 이날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전망도 기존 3회(2.0~2.25%)에서 4회(2.25~2.50%)로 늘렸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이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원화를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한국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자금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시작하면서 원화값 약세가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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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과거보다 더 커진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격차다. 여전히 1.5%에 머물고 있는 한국 기준금리보다 미국 기준금리가 높아지면서 한국 채권이나 주식은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한국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내기 시작했고 원화값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두 차례 정도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았을 때는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한미 금리 수준이 5%대였기 때문에 0.5%포인트 정도 양국 간 금리 격차는 사실 큰 부담이 없었지만 지금은 양국 모두 1.5~2.0%대 저금리 상황이기 때문에 0.5%포인트 차이가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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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원화값 하락이 장기화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외부 충격 등으로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이탈해 원화값 하락 속도가 더욱 가팔라질 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태는 국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한국 경제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현재 금리 인상과 관련해 모호한 태도를 내비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이 주도하는 유동성 긴축에 동참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남미나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만 외국인 자금이
[김동은 기자 /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