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첫 거래일에 직격탄을 맞았다. 심리적 지지선인 2300선을 내준 데 이어 1년2개월만에 2270선까지 주저앉았다.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4.59포인트(2.35%) 내린 2271.54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매도 공세를 퍼부으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지수는 3.90포인트 하락 출발한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타며 오후 12시 30분께 2300선을 내줬다. 이후 기관이 매도폭을 확대하자 2270선까지 추락했다. 종가 기준 지수가 2270선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5월 10일 이후 약 1년 2개월여만이다.
지수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지수 반등에 대한 기대도 고개를 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긍정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하반기가 본격적으로 개막했음에도 시장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4.0%, 7.0% 하락한 바 있다.
오는 6일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입품 340억달러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시행하면서 무역전쟁이 시작된다는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날 발표되는 6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역시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의지가 확인될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달 중순 이후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이 아르헨티나 등 구조 취약국가에서 중국 위안을 비롯한 동남아국가 통화가치 하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관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보였지만 이 정도 매도폭으로는 오늘 지수 낙폭을 설명하기 어렵다"면서 "지수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는 지난 주말 기준 거래대금이 10조원이 붕괴되면서 매수세가 실종된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이 18조원에 달했고 올 2분기까지 평균 15조원 가량을 기록했는데 거래대금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시장 에너지가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매도 공세에 대한 압력보다는 매수세 실종에 대한 문제가 큰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분위기 반전의 트리거도 좀처럼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월 들어서도 미·중 무역전쟁 및 미 인플레 확대와 달러강세 등의 불안요인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국내외 증시여건에 유의미한 긍정적 변화가 있으려면 미중 양국의 극적인 무역정책 합의, 미 근원 인플레이션의 하향 안정 조짐, 미 연준의 금리인상기조의 후퇴에 따른 미 달러가치의 하향 안정, 북한 핵 폐기 진전에 따른 남북경협 기대 확산 등이 나타나야 하지만 객관적 여건은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업종별로 비금속광물, 건설업, 증권, 운수창고 등이 4~5%대 약세를 보였고 종이목재, 철강금속, 기계, 화학, 금융업, 보험, 제조업 등이 크게 밀려났다. 은행은 소폭 상승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155억원, 2434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4003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292억원 매도 우위로 집계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줄줄이 떨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장주가 각각 2% 넘게 밀려났고 POSCO, LG화학 등은 4% 이상 떨어졌다. 이밖에 현대차, NAVER, 삼성물산 등이 1% 안팎의 하락세를 맞았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85개 종목이 상승했고 778개 종목이 떨어졌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8.40포인트(3.47%) 내린 789.8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거 무너졌다. 에이치엘비는 8% 넘게 급락했고 신라젠, 바이로메드 등이 4~5% 하락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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