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대형주의 주가가 부진하면서 지난달 동남권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7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환율상승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4.0%와 6.98% 빠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부산·울산·경남지역 195개 상장사의 시가총액(66조 2806억원)은 10.21%나 줄었다. 전달과 비교해 7조5348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동남권 전체 상장 종목 중 코스피 98개 종목의 시총은 9.98% 줄었고, 코스닥 97개 종목의 시총은 10.67% 감소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감소 폭도 전체 주식시장보다 컸다. 지난달 전체 주식시장의 거래량은 23.74% 감소했는데 부산·울산·경남지역 주식투자자의 거래량은 같은 기간 28.73%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시장의 거래대금이 19.39% 감소하는 사이 동남권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28.41%나 줄었다. 전체 시장보다 더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 이른바 '물린' 투자자가 더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 평균보다 더 큰 폭의 주가 하락과 거래량 감소는 부산·울산·경남지역을 대표하는 대형주의 부진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지역의 시총 1위와 2위 종목인 현대중공업과 신라젠은 지난달 각각 10.92%와 8.94% 하락했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화승엔터프라이즈, HSD엔진, 한국
김율 한국거래소 홍보팀장은 "조선업종과 철강, 자동차 부품 등 지역 주력 제조업의 업황 부진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고 신라젠 등 바이오 종목들마저 주가가 하락하면서 동남권의 시총이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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