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보험료(이하 예보료)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경영건전성이 개선됐지만, 예보료 차등평가에서 무더기로 등급 하향 결과를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최하 등급을 받은 저축은행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예금의 최대 0.52%(특별기여금 0.1% 포함)를 예금보험공사에 내야 한다. 이는 은행 대비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결산을 마감한 결과, 대형사 상당수가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선 평가를 받은 저축은행은 모두 2017년 예보료 차등평가에서 등급이 1등급에서 2~3등급으로 떨어진 곳들로, 불만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예보는 예보료 차등평가를 통해 1등급은 0.38%, 2등급은 0.40%(표준), 3등급은 0.42% 수준으로 할인·할증해 부보금융회사인 저축은행 대상으로 예보료를 부과한다. 수신 규모가 1조원인 저축은행이 예보료 차등평가에서 3등급을 받았다면 예보에 최대 42억원(특별기여금 포함 시 52억원)을 예보료로 내야하는 셈이다.
A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300억원 가량 순익을 올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높은 실적을 시현했다. B저축은행은 100억원 상당의 수익을 거둬 역시 전년에 견줘 2배 가량 신장했다.
C저축은행 관계자 역시 "올 상반기 경영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말했다.
D저축은행은 실적 개선 폭이 '깜짝'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저축은행들은 2017년 예보료 차등평가에서 1등급을 내주고 모두 2등급으로 하락한 곳이다. 예보료 차등평가 등급은 비밀 사항이다. 공개 시 부실금융기관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어 뱅크런(대량예금인출 사태)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
전체 업계로 보면 직전 예보료 차등평가에서 70개에 달하던 1등급 저축은행은 25개로 대폭 줄었다. 예보는 평가 기준이 강화된 결과라지만, 이 당시 평가 기준이 된 경영건전성 지표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 전체 순익은 1조원을 넘어서고 과거 우량 저축은행 평가 기준으로 삼던 자기자본비율(BIS) 8%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 8% 이하 조건을 크게 만족시켰다. 이번에 2등급으로 주저 앉은 대형사 한 곳의 경우만 해도 지난해 12월말 기준 BIS비율은 12.41%였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실적이 크게 나아졌음에도 예보료 차등평가 등급이 떨어졌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예보가 예보료를 더 걷기 위한 꼼수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예보 측은 "2016년 예보료 차등평가에서 1등급 저축은행이 전체의 90.9%에 달해 평가 취지가
저축은행권의 경우 과거 부실사태로 예금보험금 지급이 크게 발생, 예보 계정에 손실을 입혔다. 이에 따라 타업권 대비 높은 수준의 예보료를 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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