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 매도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개인만이 홀로 '사자'로 나선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팔자로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88포인트(0.87%) 내린 2269.3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2289.61로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로 나서며 약보합 상태를 줄곧 유지했다. 이후 장중 한 때 2265선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들이 고점에 진입해 반도체 업황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에 타격을 줬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D램 산업은 그동안 구조적 공급 제한과 수요 성장 속 안정적 업황을 유지했지만 하반기 중 삼성전자의 지배력 확대 전략이 추구되며 업황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그간 D램의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구했으나 3분기부터는 단기조정을 거치고 4분기 실적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D램 산업 공급초과율은 올해 상반기 97%에서 하반기 99%로 확대된 후 내년 상반기 101%로 점차 악화된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변동성 위기도 지수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번주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자동차 관세를 두고 담판을 벌이는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유럽의 환율을 비난하면서 이른바 '환율전쟁'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긴축정책과 유로화,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지적, ISM제조업지수 등 체감경기 지표의 하락 등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무역과 환율전쟁 등 글로벌 불안정성이 펀더멘탈에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업종별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의약품, 의료정밀 종목은 3% 이상 떨어졌고 전기·전자, 제조업, 종이·목재, 건설업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철강·금속업, 보험, 운송장비 등은 상승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627억원, 736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329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2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흐름이 엇갈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78개 종목이 상승했고 682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4.65포인트(4.38%) 하락한 756.96에 거래를 마쳤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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