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확정 ◆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재계는 크게 우려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 깊다.
기업들은 기금 운용의 독립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권이나 정치권의 기업 경영 개입 창구로 악용될 소지에 주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30일 "연금의 경영 참여 주주권 중 핵심은 이사 선임·해임권"이라며 "정권 마음에 들지 않는 기업이 있다고 해서 기금을 동원해 대표이사를 바꾸는 일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너 경영이 많은 한국 현실을 고려할 때 연금이 오너인 대표이사를 해임하겠다고 나서면 오너 경영 체제를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정부·정치권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 거버넌스를 개편해 독립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금이나 연금 위탁운용사들이 단기 수익률에 급급해 과도한 배당을 요구하고 장기적 투자나 인수·합병(M&A)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튜어드십 코드 자체가 궁극적으로 기금 수익률 제고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단기 수익률 향상과 직결되지 않는 투자나 M&A가 있을 수도 있는데 기금이 1·2대 주주인 경우 반대하고 나서면 추진 동력을 잃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경총은 "향후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는 수탁자 책임 원칙에 따라 주주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개별 기업의 경영 활동에 과도하게 개입하거나 시장을 교란시키는 일이 없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대기업 중에서는 LG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음달 29일 (주)LG는 권영수 최고운영책임자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같은 날 LG
업계에서는 권 부회장과 하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슈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지웅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