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증권사 7곳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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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작년보다 올해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모두 기업금융(IB)을 키우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서 들쭉날쭉한 증시 거래 수수료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6일 매일경제신문이 지난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산출해보니 메리츠종금증권이 12.8%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ROE의 분자가 되는 연간 순이익은 올 상반기 수치에 2배를 곱했다. 2분기 순이익을 발표하지 않은 곳은 증권사 추정치를 적용했다. 분모인 자기자본은 최근 2개 분기의 평균값을 사용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작년 말과 6월 말 자기자본 평균값인 3조3280억원을 적용했다. 실적 발표 이전이거나 6월 말 자기자본이 없는 곳은 작년 말과 올해 3월 말 수치를 사용해 구했다. 3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는 곳은 압도적 1위인 미래에셋대우(8조806억원)를 비롯해 4조원대 NH투자증권·삼성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 등 4곳, 3조원대 메리츠종금증권·신한금융투자 등 2곳을 포함해 모두 7곳이다.
이들 7곳은 종합금융업 자격을 갖춰 대형 증권사로 불린다. 기업 신용공여 업무와 헤지펀드 거래 등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가 가능해 다른 중소형 증권사보다 '먹거리'가 풍부하다. 특히 오는 9월부터 자기자본 3조원이 넘는 7곳은 중소기업·기업금융 관련 대출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종전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까지 확대된다.
수익 사업이 많은 만큼 ROE를 놓고 자존심 싸움도 치열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자기자본 수준에 따라 증권사 업무 영역을 달리한 만큼 이들을 같은 '체급'으로 놓고 비교할 수 있는 ROE 지표는 모든 증권사가 신경 쓰는 수치"라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 자기자본이 4조원이 넘고 정부 인가를 받은 곳은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는 초대형 IB로 지정된다. 현재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한 초대형 IB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두 곳뿐이다.
대형 증권사 중 아직 초대형 IB 타이틀을 따내지 못한 5곳은 자본 확충과 함께 수익성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수익·고위험 상품인 부동산 금융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높인 메리츠종금증권이 대표적이다. 작년 이 증권사의 ROE는 10.7%로 대형 증권사 중 2위였으나 올해는 1위로 도약할 태세다. 올 2분기에 순이익 109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작년 2분기보다 순이익이 11.2% 늘어난 수치다.
다음주 2분기 실적을 공시하는 한국투자증권은 메리츠종금증권과 비슷한 수준인 108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1513억원) 순이익과 합친 상반기 이익을 연간으로 환산해 계산하면 연간 ROE는 12.2%다.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발표한다면 메리츠종금증권과 1·2위 자리를 바꿀 여지도 있는 셈이다. 3위는 연간 ROE 11.3%가 예상되는 신한금융투자다. 이 증권사 ROE는 작년에 6.5%에 그쳤지만 올해 수익성이 2배로 높아지는 것이다. 주된 이유는 자기매매 수익이 올 상반기 2101억원에 달해 작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하반기 신한금융지주가 주요 5개 계열사 기준으로 글로벌 IB 플랫폼을 신설한 이후 IB 사업에
삼성증권도 수익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작년 6.1%였던 ROE가 올해 10.2%로 예상된다.
한편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9개 증권사로 분석 대상을 넓히면 키움증권이 19%로 압도적 1위로 나타났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