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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진퇴양난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 및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정부 규제를 충족시키면서도 경영안정을 꾀하는 새 개편안을 연내에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셈이다.
30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안의 잠정 중단을 선언한 최근 3개월 동안(지난 5월 21일 이후 이달 29일까지) 개편안의 핵심 축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시가총액은 각각 1조4602억원, 1조500억원 감소했다. 두 업체 모두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배구조 불안감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에서 모듈·AS사업부를 떼어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이 방식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그룹 내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동시에 지배구조 정점에 서는 현대모비스에 대한 오너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이 개편안이 실행되면 현대글로비스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도 벗어나게 된다. 최근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대상은 오너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일 때 적용된다. 기존 개편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사이에서 오너 일가의 주식 스왑(교환)이기 때문에 현재 29.99%에 달하는 현대글로비스의 오너 지분율은 향후 20%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개편안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순환출자 해소, 오너 지배력 유지라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개편안 중단 이후에도 외국인은 현대모비스에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232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지분율은 1%포인트 상승해 29일 기준 48.7%에 달한다. 그러나 오너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0.2%에 멈춰 있다.
국민연금(9.45%)이 오너의 우군 역할을 하더라도 외국인과의 표 대결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여러 시나리오 중에 향후 승계까지 감안해 정의선 부회장이 지분을 23.2% 들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한 개편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방식은 주총 통과가 필요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의 분할·합병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식대로라면 '정의선 부회장→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로 단순화된다.
오너 일가가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일부 매각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20% 밑으로 떨어뜨리고 이 매각 대금으로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16.88%)을 사들여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작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대감에 외국인은 최근 3개월 현대글로비스에 대해서도 19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두 종목을 중심으로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이 곧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속적인 압박에다 내년 3월에는 정몽구 회장의 현대모비스 등기임원 연임 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3개월 동안 현대차그룹 11개 상장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