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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12개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2.3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 0.48%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12개 펀드 중 최근 1개월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단 1개 상품에 불과할 정도다. 최근 3개월을 기준으로도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률은 -0.75%로 7.22% 손실을 냈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코스닥이 최근 800선을 재차 뚫어내면서 반등 움직임을 보인 결과다.
개별 상품으로는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펀드가 최근 1개월간 5.82% 수익률을 올리며 성적이 가장 좋았다. 이 펀드는 비츠로셀(5.26%), 비에이치(4.22%), 카페24(3.42%) 등의 편입 비중이 높다.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를 4.84% 편입하고 있어 코스닥 대형주가 오르면 자동으로 펀드 수익률이 올라가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펀드를 운용 중인 정순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펀드 매니저는 "코스닥 하락장에서 제약·바이오, 정보기술(IT) 부품주 편입 비중을 늘렸던 것이 수익률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며 "연말까지 현재 비중을 유지하며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자산운용이 내놓은 현대코스닥벤처펀드 역시 최근 1개월 4.77% 수익률을 기록해 성과가 좋은 펀드로 손꼽혔다. 이 펀드는 리노공업(2.09%), 셀트리온헬스케어(1.95%), 신흥에스이씨(1.80%) 등 편입 비중이 높다.
이 펀드의 운용책임을 맡고 있는 김경윤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는 "포트폴리오에 비중이 높은 2차전지와 5세대 이동통신(5G) 관련 종목 주가가 최근 크게 오른 게 펀드 수익률과 직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 업종의 회계 감리 이슈가 마무리 단계인 데다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살아 있다는 점에서 연말까지 코스닥 추가 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 4월 초 시장에 나온 코스닥 벤처펀드는 출시 2개월 만에 설정액 2조원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다만 출시 당시 900선을 바라봤던 코스닥이 800선을 밑도는 등 단기 부진에 빠지면서 현재는 3조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간 코스닥이 반등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수익률 회복에 신호탄을 터뜨렸지만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에서는 161억원이 이탈하며 설정액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3년 이상 유지해 투자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대신 코스닥 회복세를 틈타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선 투자자들 발길이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닥 IPO에 나서는 기업이 많고, 코스닥 성장주 중심의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이 낙폭 과대주의 상승인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성장주가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거시 변수에 영향을 덜 받는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