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던 채권금리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2% 아래로 떨어졌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한 달 만에 2% 위로 올라섰다. 이제까지 금리가 펀더멘털 이상으로 눌려왔던 만큼 당분간은 국채금리가 제자리를 찾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3일 기준금리 인상을 생각할 때가 됐다고 발언하면서 시장 금리 인상이 촉발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이 총리 발언이 있었던 지난 13일부터 각각 12.9bp(1bp=0.01%포인트), 15.8bp 상승했다. 장기물에 해당하는 20년물 금리는 20.6bp 올라 더욱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기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미국 움직임도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시장에서는 25~26일(현지시간) 양일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전쟁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며 안전자산인 채권금리는 더 떨어졌다. 그러나 내년에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며 채권금리가 더욱 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채권금리가 지난 5월 기록한 전고점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실물지표가 여전히 좋지 않은 만큼 전고점을 뚫을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5월까지 금리가 올랐던 이유로는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선반영된 점이 꼽힌다. 실제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이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고 보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채권금리가 실제 가치 이상으로 많이 눌려 있었다. 지금은 회복돼 가는 과정"이라며 "내년에 한은이 2회 이상 추가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금리가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빠르게 상승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