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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모데르나(Studio Moderna) 인수 작업 중단에 이어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매각 역시 적당한 계약 상대를 찾아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CJ헬로도 역시 유력 인수 후보자와 거래가 지연되는 모양새다.
CJ ENM은 지난 22일 스튜디오모데르나 인수 추진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스튜디오모데르나 인수 추진을 검토했으나, 인수 조건의 이유로 이를 중단했다"고 답변했다. 이 인수 작업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첫째 딸인 이경후 상무가 직접 나설 정도로 관심이 높았던 건이지만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스튜디오모데르나는 동유럽 국가들과 미국, 캐나다 등 총 21개국에 진출한 홈쇼핑 업체로 인터넷 쇼핑몰과 출판 마케팅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CJ ENM은 스튜디오모데르나를 통해 동유럽은 물론 서유럽 홈쇼핑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튜디오모데르나 인수는 CJ오쇼핑 시절부터 추진하던 것으로 올 4월 시장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지 약 6개월 만에 공식적으로 중단된 것이다.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 일부 지분 매각에 있어서도 시장 전망과 달리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M&A가 산적해 있어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해 보다 신중한 행보에 나서는 것이란 분석이다.
CJ ENM은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20%를 인수할 후보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71.33%(지난 6월 30일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CJ ENM은 경영권을 지킬 지분 50%가량을 제외한 잔여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지난달 공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드라마 콘텐츠의 제작·유통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사가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활용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전략적투자가(SI) 등 사업 전략을 우선에 두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OTT(Over The Top)사인 넷플릭스, 디즈니, 텐센트와 LG유플러스 등이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기존 유력 후보로 기업들은 매각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구조나 기업 자금 상황상 거래되기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방송 시장을 넘어 모바일 플랫폼 진출을 우선 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CJ ENM 입장에서는 향후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넷플릭스에 지분을 매각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인터넷 기반 TV 서비스인 OTT 플랫폼에서 1위에 오른 넷플릭스로서도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매입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굳이 스튜디오드래곤 지분을 매입해 구매 대상인 콘텐츠에 대해 책임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텐센트도 최근 중국 정부의 각종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 때문에 지분 매입에 참여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기존에 증권가에서는 텐센트TV가 아이치이(바이두)와의 OTT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도 디즈니와 LG유플러스 역시 자금 사정과 최근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 상승으로 매입 자금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지분 매입 참여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합병 이후 CJ ENM의 첫 성적표인 3분기 실적과 전망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지분 구조 변화, 합병과는 무관하게 기존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은 744억원으로 합병 효과를 제거한 후 계산해도 전년 대비 약 20%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디지털 광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해 TV광고 빈자리를 채워주며 성장세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난항에 빠졌던 CJ헬로 매각 작업이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CJ헬로는 LG유플러스와 매각 협상을 진행해 오다 협상에 진전이 없자 오히려 딜라이브를 인수해 몸집을 키우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측은 "더 결정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며 "아직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