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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총 2조2305억원의 종목형 ELS가 발행됐다. 종목형 ELS는 코스피 등 시장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지수형 ELS와 달리 개별 기업 2~3개를 묶어 기초자산으로 한다. 변동성은 크지만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2분기에는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최대 연 16%의 수익률을 내건 종목형 ELS를 70여 건 발행했다. 주요 기초자산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전자, 카카오, 한국전력 등이었다.
문제는 올 7월부터 대형 IT주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ELS의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통상 ELS는 상승장에도 수익률이 더 올라가지 않는 대신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만 않으면 은행 예금 이자율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약세장에서 인기가 있는 '중위험 중수익' 금융상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주가 급락으로 고위험 상품이 된 것이다.
행사 가격이 만기에 다가갈수록 단계적으로 하락하는 '스텝다운형' ELS는 녹인배리어가 최초 기준가의 60%인 상품의 경우 추가 주가 하락을 걱정하게 됐다. 한화투자증권이 4월에 발행한 종목형 ELS 가운데 현대차나 LG디스플레이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ELS는 이미 기초자산 가격이 30% 떨어졌다. 여기에서 주가가 10% 더 떨어지면 녹인배리어 아래로 갈 수 있다. 6개월 후 주가가 발행 당시의 90%가 돼야 조기상환이 되는데 지금으로선 조기상환이 불가능해진 것은 물론이고 만기까지도 주가가 회복되지 않으면 손실이 날 수 있는 구조다.
상품 구조에 따라서 만기가 돌아오는 2년6개월 후 주가가 기초자산의 65~80%까지 가며 한 번이라도 녹인배리어를 건드린 경우엔 손실을 볼 수도 있고 자금이 오래 묶이게 된다. 만기 때 주가가 발행 당시의 80% 이상으로 회복돼야 손실이 없다. 최근 6개월 새 LG디스플레이 31%, 한국전력 28%, 현대차는 27%가 하락해 상반기에 발행된 ELS는 조기상환이 대부분 불가능해졌고 발행 시점에 주가가 최고점이었다면 녹인배리어에도 가까이 왔다.
최악의 경우에도 손실률이 10% 수준으로 제한되는 '슈팅업' 형태의 ELS도 이미 원금보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증권이 4월에 발행한 슈팅업 ELS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3개월 후에 발행 당시 주가의 102%를 넘으면 연 14.4%의 수익률을 받는 상품이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을 고점으로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서 조기상환은 불가능하고, 지금 4만3000원인 주가가 내년 4월에 5만1000원으로 올라가지 않으면 원금의 최대 10%가 손실이 난다.
이미 발행한 종목형 ELS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지만 주가가 이미 많이 빠진 상태라 지금이 신규 ELS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석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정장치 확보를 위해 녹인배리어와 조기 상환 조건이 최대한 낮은 상품을 고른다면 개별 종목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 스텝다운형 ELS : '90/90/85/85/80/80'의 형태로 행사가격이 만기에 다가갈수록 단
슈팅업형 ELS : 만기 가격이 상환 조건을 못 채워도 손실률이 10% 수준으로 제한되며 녹인배리어가 없다. 대신 만기상환 조건이 발행 당시 가격의 100~105%로 높은 편이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