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요동치면서 상장지수펀드(ETF) 괴리율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ETF는 기초자산 가격 흐름을 따라가는 상품인 만큼 개인투자자들이 괴리율이 벌어진 ETF에 투자하면 기준가 조정 등으로 손해를 볼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괴리율 절댓값이 1%를 넘었다고 공시한 ETF는 이달(1~25일) 기준 100개로 나타났다. 하루에 네 번꼴로 상품 가치 불일치 현상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달 전체 괴리율 공시 건수(31건)의 3배, 전년 동기(27건) 대비 4배에 이르는 규모로 월간 기준 올해 들어 최고치다. 올해 월평균 공시 건수(61건)에 비춰 봐도 확연히 높다. 연 단위로 범위를 넓혀 보면 올해 들어 ETF 괴리 현상으로 인한 공시 건수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611건에 달했다.
괴리율은 ETF가 실제로 거래되는 시장 가격과 ETF가 담은 순자산 가치 간 차이를 말한다. ETF는 여러 주식을 묶어 거래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괴리율이 발생한다. 괴리율이 클수록 ETF가 기초지수 수익률 추세를 잘 따라가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이달 들어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진 것이 ETF 괴리율 상승 원인으로 꼽힌다.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 ETF가 추종하는 주식 묶음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ETF 괴리율이 급상승한 이달 들어 코스피는 10.1% 하락했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VKOSPI는 25일 장중 20% 이상 급등한 22.78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2월 9일(24.18)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작년에 비해 증가한 것이 괴리율 상승 이유"라며 "괴리율의 부호(+, -)에 따라 매수자와 매도자 간 유불리가 나뉘는데, 괴리율이 음이면 매도자가 불리하고, 양이면 매수자가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괴리율이 음이면 실제자산가치보다 시장가격이 낮다는 의미고, 반대로 양이면 실제자산가치보다 시장가격이 높다는 의미다.
괴리율은 ETF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ETF가 담고 있는 자산들의 순자산 가치 대비 얼마나 차이 나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ETF 투자에서 발생하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3년 말부터 국내 ETF는 1%, 해외 ETF는 2% 이상 괴리율이 발생하면 초과 사실을 공시하게 했다. 해외 ETF는 증시 마감시간 차이로 인한 일시적 괴리 발생 가능성을 감안해 상승 허용 폭에 여유를 뒀다. 괴리율이 6% 이상 발생할 때는 분기별 유동성공급자(LP) 평가에 반영한다. LP는 ETF 투자자 사이에서 물량 조절을 통해 괴리율을 조정하는 기관으
금융감독원은 "기초지수 간 거래시간 차이 등으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괴리율이 비정상적으로 크고 오래 지속된다면 투자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경고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