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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 투자자 중 연기금은 이날 하루 코스닥에서 1327억원(630만9582주) 규모 주식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은 연금과 기금을 합친 말로 연금을 지급하는 원천이 되는 기금이라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날 코스닥은 장 초반 상승세를 탔고 한때 1% 넘게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한과 미국의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결국 코스닥은 하락 반전됐다. 결국 전날보다 코스닥지수는 1.33% 하락했다.
수급 측면에선 연기금이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코스닥 하락을 부채질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날 연기금의 하루 순매도 규모는 통계가 잡히는 1999년 이래 최대"라고 말했다.
이날 연기금이 가장 많이 판 코스닥 종목은 리노공업으로, 137억72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 리노공업 주가는 5만7100원에서 시작해 4만8200원까지 떨어졌다가 전거래일 대비 9.76%(5600원) 하락한 5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리노공업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11.7%에 달하는데 이날 매도로 지분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기금 매도로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나스미디어다. 연기금이 두 번째로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기도 하다. 연기금은 이날 하루에만 나스미디어 주식을 126억33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로 인해 나스미디어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20.03%(6850원) 하락한 2만7350원까지 내려앉았다. 52주 최고점 9만3700원에 비하면 3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 밖에도 연기금은 케어젠(92억6300만원), 컴투스(68억4100만원), 파라다이스(58억7100만원), 제넥신(58억4900만원), 제이콘텐트리(50억500만원) 등을 순매도했다. 이로 인해 해당 종목들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케어젠은 5.58%, 컴투스는 11.82%, 파라다이스는 3.31%, 제넥신은 3.46%, 제이콘텐트리는 3.12% 떨어졌다. 이날 연기금 매도 '폭탄'을 맞은 제이콘텐트리, 상아프론테크, 아프리카TV, 동국제약 등은 모두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종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기금 매도 물량 대부분은 국민연금이 판 것으로 추정되며 안효준 신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보유 종목 옥석가리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실적이 우량한 코스피 보유 종목보다는 코스닥을 내다팔아 향후 손실을 줄이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연기금은 이날 코스
시장에선 연기금의 맏형 격인 국민연금이 주식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반영됐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국민연금이 올해 8월 말 기준 보유 중인 국내 주식 자산은 123조6020억원에 달한다. 이 정도로 큰 규모 주식을 하루 만에 매도하려면 국민연금 정도는 돼야 한다는 추측이다.
[문일호 기자 /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