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혁신 바람 부는 금융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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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마다 직원 업무를 바꿔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하는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양성 대신 한 분야에 오래 근무시켜 전문성을 갖추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15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현재 고객 특성과 직무 전문성 등을 고려해 시행 중인 인사제도를 내년부터 바꾸기로 했다. 노조와 협의를 진행중이고 직원 대상으로 설명회를 거친 뒤 구체적인 시행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은행 인사제도는 개인금융·기업금융·투자금융·경영지원·개인금융서비스·사무지원·고객만족 7개 직군으로 나뉘어 있다. 내년부터는 영업·전문·지원 직무그룹 3가지로 경력개발경로(CDP·Career Development Path)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영업 직무그룹은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등 본점을 제외한 영업점에서 진행되는 업무가 대부분 해당된다. 지원 직무그룹에는 재무·자금·IR·홍보 등 은행 차원의 전략개발과 경영지원 업무 등이 포함된다. 이번 인사제도 핵심으로 꼽히는 전문 직무그룹은 투자은행(IB)과 디지털금융 등 은행에 큰 수익을 가져오거나 최근 뜨고 있는 핀테크 업무 등을 담당하게 된다. 우리은행 임직원 1만5000명 가운데 본점에 근무하는 2000여 명이 전문·지원 직무그룹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은행은 사내공모 방식을 통해 IB 업무나 디지털금융, 해외지점 근무자 등을 선발해 왔다. 문제는 이들이 일정 기간 해당 업무를 마친 뒤 이와 상관없는 쪽에서 일하게 됨에 따라 전문성을 꾸준히 키워내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또 제너럴리스트만 양성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디지털금융이나 융·복합 등 최근 변화하는 흐름에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이번 인사제도 개편의 이유가 됐다.
새롭게 바뀌는 CDP는 우선 과장급 이하 직원에게만 적용된다. 이들 가운데 사내공모와 경쟁 등을 통해서 전문·지원 직무그룹 근무자를 선발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해당 직무그룹에서만 근무를 시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직무그룹 전환은 부부장급(부지점장급) 때 한 차례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 같은 CDP 변화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지난해 행장 취임 직후부터 꾸준히 고민해 온 결과물이다. 손 내정자는 변화하는 금융환경하에서 지금처럼 제너럴리스트만 양성해서는 은행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체제가 되면 비은행 영역이 넓어지게 되는데, 이들 영역에서도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은행이 키워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손 내정자가 미국 뉴욕과 LA 해외지점에서 8년 이상 근무하고, 전략기획과 글로벌 업무를 오랜 기간 담당하며 은행
우리은행은 직무그룹별로 서로 다른 업무를 담당하게 되더라도 임원 승진 등에는 공평한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전문·지원 직무그룹만 우대하거나 반대로 역차별도 주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