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1년만에 금리인상 ◆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채권시장은 오히려 정반대로 움직였다.
투자자 심리에는 시중 통화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은의 정책보다 어두운 경기 전망이 더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08%포인트 하락한 2.106%로 마감했다.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상 기준금리 방향대로 채권금리도 움직이지만, 최근에는 반대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채권금리는 올해 5월까지도 기준금리 방향에 따라 상승세를 그렸다. 5월 15일에는 2.814%를 기록해 2014년 10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고용이나 성장과 관련한 주요 경기지표가 꺾이며 금리 인상 압력이 둔화되자 채권금리도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두워진 경기 전망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채권에 자금이 몰린 점도 금리 하락을 가속화했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르면 채권금리는 떨어진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통화정책이 채권시장에서 중요하긴 하지만, 투자자들 심리가 워낙 좋지 않다"며 "한은이 내년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채권금리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이 외환시장에 끼친 영향도 미미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119.2원)보다 2.0원 하락한 1121.2원에 장을 마감했다. 금융통화위원회 발표 이후에도 달러당 1117~1123원 범위에서 비교적 잠잠한 흐름을 보였다. 금통위가 적절한 시점을 놓친 채 뒤늦게라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주말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 결과가 다음주 외환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며 "시장 예측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갈등 상황이 화해 분위기로 바뀌면 달러당 원화값은 1110원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주원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