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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이마트는 미국 현지 자회사 PK리테일을 통해 프리미엄 식자재와 유기농 식품을 유통하는 체인점을 운영하는 모회사 굿푸드홀딩스와 2억7500만달러(약 3074억원)에 100% 지분을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PK리테일이 324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발행주식 전량을 이마트가 매입했다.
굿푸드홀딩스는 브리스틀팜스, 메트로폴리탄마켓, 레이지에이커스 등 3개 법인을 통해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샌디에이고 등 미국 서부 주요 도시에 24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공개된 2016년 매출은 약 4억4000만달러(약 5000억원)이며, 작년 매출은 5억5000만달러(약 6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프리미엄 시장 선호도가 높은 서부 지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관심을 갖고 추진한 이번 인수건은 이마트가 미국 서부 지역을 시작으로 추후 동부에도 점포를 개설하는 장기적인 시장 진출 전략 차원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지난 9월 프리미엄 식자재 유통사 PK마켓(가칭)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번화가에 개설하기로 발표한 것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며 "스타벅스 커피가 서부 시애틀을 시작으로 미국 전역으로 퍼진 것처럼 식품업계에서 서부 지역 프리미엄 업체의 동진 전략은 미국에서 잘 통한다"고 말했다. 굿푸드홀딩스 자회사인 브리스틀팜스는 유기농 식품 등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식품 소매업체다. 1982년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미국 서부에 12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1971년 설립된 메트로폴리탄마켓의 경우 서부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고품질 신선식품을 원하는 고객 수요에 맞춘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1년 설립된 레이지에이커스는 로하스(LOHAS·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를 추구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유기농 농산물 및 천연식품, 신선식품, 보디케어 제품 등을 중점적으로 판매한다.
이들 3개 업체는 매장 안에 레스토랑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체 푸드코트를 운영하는 이마트와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분석된다.
앞서 이마트는 국내에서 PB 상품 강화, 복합쇼핑몰, 전문점 등 다양한 유통 실험을 해왔다. 특히 올해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비알브이(BRV)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이커머스 사업 강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신세계몰, 신세계백화점몰, 이마트몰, 이마트트레이더스몰 등 신세계그룹 유통회사들의 온라인몰을 모두 합쳐 신설법인 '쓱닷컴(SSG.COM)'을 출범시키고,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향후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1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사업 강화는 사실상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보다는 미국에서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복판에 내년 중 3층 규모 프리미엄 식자재 매장을 개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2016년 스타필드 하남에 첫선을 보인 '식품점+레스토랑' 복합 형태인 PK마켓 미국 1호점을 세울 계획까지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심해지는 규제와 경쟁 심화로 오프라인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며 "주로 아시아 진출을 노리는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이마트만의 차별된 전략으로 미국 시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