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급발진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사고에서 운전자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번 판결로 차량 급발진 문제가 또 다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리 운전기사 박 모 씨는 재작년 11월 서울 마포구 용강동 주택가에서 고객의 차량에 키를 꽂았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시동을 걸자마자 차가 굉음을 내며 시속 50~100km의 속도로 일방 통행 도로를 역주행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를 조작해 봤지만 차는 튕겨 나갈 듯이 급진해 1명이 숨지고 5명이 크게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습니다.
검찰은 박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사고 현장에서 찍은 폐쇄회로 화면을 증거로 박씨가 차량을 멈추려고 애를 썼는데도 역주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오랜 운전 경력과 사고 직후 약물검사로 보더라도 사실상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라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도 최근 판결에서 박씨가 통제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 역주행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 한 급발진이 생길 수는 없지만 검찰이 박씨의 잘못을 입증하지 못했는데도 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이
법원은 아직까지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다 급발진으로 생긴 손해배상을 요구하려면 차량 운전자가 차량 제조업체의 잘못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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