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은행 프라이빗뱅커(PB) 10명 중 7명은 내년 전국에서 집값이 떨어진다고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도권만 놓고 보면 전문가와 PB들은 상승, 중개사들은 하락을 선택해 예상이 갈렸다.
26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9 KB 부동산 보고서'에 담긴 부동산 시장 전문가 112명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내년에 전국 주택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이 70.5%를 차지했다. 함께 조사한 중개업소의 경우 이 비중이 76.3%, PB는 73.6%로 모두 하락세를 점쳤다.
전문가들이 꼽은 내년 집값 하락폭은 1~3%수준이 31.3%로 가장 많았고 3~5%가 17%로 뒤를 이었다. 특히 비수도권의 집값을 묻는 질문에는 하락 전망이 87.5%로 압도적이었다. 5%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19.6%에 달했다.
다만 수도권 전망에서는 조사 대상별로 의견이 나뉘었다. 전문가의 절반이 넘는 58.9%, PB의 52.8%는 상승을 꼽은 반면 중개업소의 68.4%는 하락할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이 수도권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본 이유로는 풍부한 유동성과 대체투자처 부족이 27.3%, 대출 등 정부 규제정책에 따른 매물 부족과 공급물량 부족이 각각 24.2%를 차지했다. 투자수요는 여전히 많은데 물량부족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진다고 본 것이다. 비수도권 집값의 하락 전망 원인으로는 국내 경기침체(27.8%)와 입주물량 증가(25.3%)가 꼽혔다.
반면 공인중개사 중 70.2%는 서울 집값, 66.9%는 경기 집값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안에서는 강북 하락을 전망한 중개사 비중이 73.1%에 달해 강남 하락 예상(67.2%)보다 더 컸다.
내년 주택매매거래에 대해 전문가 중 64.3%는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51.8%, 비수도권은 77.7%가 거래 감소를 예상했다.
전세시장의 경우 내년 전국 주택 전세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전문가 응답 가운데 58%를 차지했다. 수도권은 주택담보대출 규제→전세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72.3%가 전세가격이 오를 것으로 점쳤다.
내년에 투자하기 좋은 부동산에는 분양 아파트·재건축·토지가 꼽혔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탓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새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수단인 아파트 분양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여전히 높다고 봐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6개 광역시에서는 아파트
KB금융 관계자는 "내년 주택시장은 양극화가 여전한 가운데 입주 물량 증가 영향 본격화에 따른 비수도권 가격 하락폭 확대와 수도권의 주택시장 안정화가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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