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방위산업 관련 종목 주가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잇단 수주 실패와 방산비리 척결 등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예산발' 호재로 반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10일 증시에서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전날 대비 1.34% 오른 3만3950원에 마감했다. 올해(1월 2~10일) 들어 주가가 5% 뛰었다. 유도무기 제조사 LIG넥스원도 이 기간 8% 올랐다.
항공엔진 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연저점을 기록한 이후 30% 이상 상승하는 등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했다.
최근 정부는 올해 국방 예산을 전년보다 8.2% 늘린 46조7000억원으로 확정했다. 2008년 8.8% 이후 최고 증가폭이다. 방위력 개선비 역시 15조3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7% 늘어났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방 예산 확대로 한국항공우주 등의 사업 예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방산주 회복을 주도하는 업체는 한국항공우주다. 한국항공우주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677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예산 증액에 따라 올해 사업 예산이 지난해보다 5000억원 이상 늘어나면서 실적 회복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가를 끌어내렸던 수주 악재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완제기 수출은 부진했으나 기체부품 수주로 실적이 정상화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만 1조7000억원 규모 기체부품을 수주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에서 민항기 부품을 대규모로 수주하면서 지난해 수주액(2조7000억원)이 목표치를 넘어섰다. 올해도 민항기 부품 수출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된다.
LIG넥스원도 국방 예산 증가로 사업 예산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유도무기 예산이 지난해 대비 7.3% 증가하면서 직접적인 수혜를 받았기 때문이다. 수주잔액(지난해 말 기준 예상치)도 4조3057억원으로 2년치 이상 물량을 확보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신규 수주한 다연장 로켓 천무, 지대공미사일 철매2 등의 매출이 반영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32% 증가한 636억원으로 예상된다.
한화에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이 성장하면서 중소형 항공기를 대상으로 한 엔진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산 제품의 대체 수요처로 자회사 한화테크윈의 CCTV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