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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신사업 성장을 통해 올해 영업이익 '1조클럽'에 오를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작년에는 국내외 대규모 투자 탓에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해 본격화되는 국외 핀테크(금융과 정보기술(IT)이 접목된 서비스) 사업과 모바일 광고수익 증가로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동안 광고와 검색 분야에서 벌어들인 현금성 자산이 풍부해 이들 신사업에 투자할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해외 경쟁사 대비 수익성은 낮은 반면 주가는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작년 말 대비 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1%)보다 6배 이상 높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영업이익이 하락 추세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주가 상승이란 반응이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가 국내 검색·광고 분야 1위라는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특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국제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 사상 처음 참가해 자율주행 위치정보 서비스, 인공지능(AI) 플랫폼, 자율주행 지도 제작 로봇 등을 공개하며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선보였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네이버의 투자는 경쟁력 강화로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네이버의 최근 실적에서도 신사업 성장이 눈에 띈다. 작년 3분기 IT 플랫폼 사업 매출은 88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7년 3분기보다 51.1% 증가한 수치다. IT 플랫폼에는 네이버페이, 클라우드, 라인웍스(기업용 메신저 등 업무용 서비스) 등 각종 신규 사업이 포함돼 있다.
기존 주력 사업도 성장세다. 지난해 3분기 광고 매출은 1361억원으로 2017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쇼핑·검색 관련 사업이 포함된 비즈니스 플랫폼 분야는 같은 기간 매출이 11.5% 늘어났다.
이처럼 광고·쇼핑사업 강세는 네이버가 지속적인 신사업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의 현금성 자산은 9월 말 기준 3조4523억원에 달한다. 2017년 말(1조9076억원) 대비 1조5000억원가량 증가했다.
네이버는 풍부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2017년 이후 자회사 출자, 외부 기업 투자, 펀드 출자 등에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2017년 금융시장을 겨냥해 미래에셋대우와 상호 지분투자에 5001억원을 투자했고 같은 해 AI 업체 등 기업 30여 곳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작년에는 프랑스 계열사와 일본 자회사 라인에 유상증자 참여 형태로 1조원 넘게 지원했다. 핀테크 AI 등 각종 신사업을 확대하려는 목적이다. 그동안 투자해온 신사업 중 일부는 올해 빛을 발할 전망이다.
라인은 신규 광고 플랫폼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비용 증가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이 작업이 올 1분기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과 라인페이를 기반으로 인터넷은행 서비스가 결합된 핀테크 사업의 가시적 성과도 올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기대감에 증권사들은 2019년 네이버 영업이익으로 1조724억원을 제시했다. 작년 추정 이익(9715억원)보다 10.4%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작년 한 해 동안 30%나 하락했음에도 네이버 주가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네이버의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6.1배로 텐센트(21.9배)나 페이스북(15.8배)보다 높다. 반면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9%로 20%가 넘는 다른 국외 경쟁사보다 낮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