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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최근 1년 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730곳을 대상으로 직원 수 변동과 외국인 투자 동향, 주가 변동률 등을 분석해 보니 최근 직원 수 변동과 외국인 투자 간에 강한 상관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상장사 직원 수는 최근 정식 실적 발표 시점인 작년 9월 말 기준이며 최근 1년 새 분할·합병 업체는 제외했다.
분석 대상 730곳 직원은 현재 127만3153명으로 2017년 9월 말(125만3728명) 보다 1.5% 증가했다. 이 중 1년 새 직원이 늘어난 곳은 368곳이며 변동이 없는 곳은 32곳, 감소한 곳은 330곳이다.
최근 4개월 기준(작년 10월 1일~올해 1월 28일) 직원이 증가한 종목 368곳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는 2조5431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가 1000억원을 넘는 종목은 모두 직원 증가 종목에 속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기(9401억원)로, 직원은 최근 1년 새 11.3% 늘어난 1만1765명이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7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1%나 급증했다. 최근 막대한 이익 증가로 현재까지 인건비 부담이 크지는 않지만 최근 꺾이기 시작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황이 문제다.
MLCC 전방 산업인 스마트폰과 서버 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MLCC 점유율 2위 업체인 삼성전기의 향후 실적 감소와 인건비 부담이 최근 부각되고 있다.
이 종목 주가가 최근 4개월 동안 23.2%나 하락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성장에 따라 투자와 고용을 늘리고 있는 셀트리온도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1년 새 직원 증가율은 12%에 달하는데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6%나 감소했다. 외국인은 영업이익이 증가세인 호텔신라, 삼성바이오로직스, SK이노베이션 등도 최근 4개월 동안 대거 팔았는데 최근 1년 새 이들 직원 증가율은 각각 3.3%, 6.2%, 12.8%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직원이 증가하는 종목은 인건비 상승으로 향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투자를 늘린 사업 분야에서 이익을 빨리 내야 하는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작년 3분기까지 반도체 호황으로 직원을 늘린 삼성전자(3139억원)와 SK하이닉스(8246억원)를 최근 4개월 동안 1조원 이상 순매수한 것을 감안하면 다른 종목들을 대거 매도한 셈이다.
외국인은 직원이 감소한 종목을 유달리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330곳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1조8004억원이다. 특히 외국인은 최근 4개월 동안 건설주를 집중 매수했는데 대림산업·현대건설·GS건설 등 세 종목만 6691억원어치를 샀다.
대림산업 직원 수는 최근 1년 동안 7.3% 감소한 7255명이다. 이 같은 직원 감소는 플랜트사업본부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사업본부는 2013~2017년 5년간 1조원 이상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대림산업 실적의 발목을 잡아 왔다. 건설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이 향후 국외 플랜트사업을 사실상 접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랜트사업은 작년 10월 이후 수주 소식이 없다"며 "적자 사업에 대한 대대적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실적은 플랜트 실적 감소와 국외 사업 손실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종목 주가는 최근 4개월 동안 25% 올랐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