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금 보장 상품에 집중돼 개인연금의 수익률이 저조한 탓에 기회손실 규모가 52조원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사적연금 운용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지금처럼 개인연금이 국민연금에 비해 2%포인트 낮은 수익률 격차를 계속 이어갈 경우에 현행 가입자 평균 연령 43세가 60세가 될 때까지 누적되는 기회손실 규모는 52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만큼의 수익률(2011~2017년 연평균 5.1%)만 낼 수 있으면 추가적으로 더 거둘 수 있는 투자수익 52조원(현재 적립금 130억원의 40%)을 원리금 보장 상품에 집중한 탓에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송 실장은 "개인·퇴직연금의 수익률 부진은 원리금 보장 상품에만 90%를 묻어두는 소극적인 자산 배분 때문"이라며 "전문적인 기금 운용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 패널로 참가한 김성일 한국연금학회 퇴직연금분과장 역시 "퇴직연금 수익률이 재작년 1.88%로 낮다고 하지만 원리금 보장 상품이 아니라 주식형 펀드 같은 실적 배당형 상품에 투자한 자금은 6.6% 수익률을 보였다"며 "근로자에게 약정된 퇴직금을 줘야 하는 확정급여(DB)형을 채택한 기업들이 원리금 보장에만 신경 쓰다 보니 자산 운용 성과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7년을 기준으로 최근 9년간 퇴직연금 DB형의 수익률은 연 3.2%, DC(확정기여)형의 수익률은 3.53%로 미국 퇴직연금 수익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DB형은 94.6%, DC형은 78.7%를 투자하다 보니 주식이나 대체투자와 같은 고수익 상품이 주는 수익률
김 의원은 "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15년이 경과했으나 아직도 실질적인 노후소득 보장 기능은 취약하다"며 "현재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금융위에서 따로 관리되고 있는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관리를 통합해 다층 구조의 소득 보장 체계를 제대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