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권 실적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자본 규모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 기업 가치가 금융지주들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금융사 간 차별화로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매일경제신문 후원으로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제·금융협력연구위원회(GFIN) 공개 세미나에서는 올해 금융업권별 현안과 정책 제안을 논의했다. 발표자로 나선 배현기 KEB하나은행 전무는 "국내 금융사의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대로 글로벌 평균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신한·KB·하나·우리 등 금융지주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에 못 미친 0.4~0.6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PBR는 시가총액을 기업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1배보다 낮다는 건 시장에서 보는 가치가 실제 기업의 순자산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신성환 홍익대 교수(전 금융연구원장)는 "우리 금융업은 업체 간 차별화가 이뤄지지 않고 경쟁이 둔화돼 국제적인 금융 경쟁력도 떨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가장 큰 책임은 결국 정부에 있다"며 "정부는 업계 간 형평성이나 과당경쟁 문제를 고민할 게 아니라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김광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도 세미나에 참석해 국내 금융업권이 인력 양성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금융사들은 신사업 발굴 등을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에 투자하고 자사 인력을 보내 도제식 교육을 받게 한다"고 말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