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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스프레드 축소는 경기 불황의 대표적 신호다. 이런 장단기 스프레드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경기 바닥 다지기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 하락세 완화, 각종 심리지표 개선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그러나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더라도 본격적인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이익과 실물지표 회복이 확인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 스프레드는 0.187%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꾸준히 0.2%포인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12월 중순 0.13%포인트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내 0.2%포인트 수준까지 돌아왔다. 일반적으로 국고채 장기물과 단기물 금리 차가 좁혀지는 현상은 투자자들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읽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장단기 스프레드는 꾸준히 하락해 왔다. 0.5%포인트 선에서 유지되던 스프레드는 8월 0.4%포인트를 거쳐 10월 0.3%포인트, 11월 0.2%포인트로 빠르게 떨어졌다. 그만큼 한국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됐다는 의미다. 그러나 작년 12월 중순 10년여 만에 최저점을 기록한 장단기 스프레드는 이후 큰 변동 없이 현재까지 이어졌다. 추가 악화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선행지수도 향후 경기 반등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지표다.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 후 경기를 예상해 만들어지는 지표로 100보다 높으면 경기 상승, 100보다 낮으면 경기 하강을 의미한다. OECD에 따르면 2017년 11월 100.495를 기록한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이후 21개월간 하락세를 유지하며 지난해 12월에는 99.2를 기록했다. 15개월째 하락 사이클을 유지하고 있는 OECD에 비해 훨씬 오랜 기간 내리막길을 걸은 셈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경기 수축이 평균 16개월간 지속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15개월째 하락은 경기 하강의 마지막 국면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때마침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하락폭이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OECD의 한국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초부터 매월 약 0.1포인트씩 하락했으나 11~12월 사이에는 0.009포인트로 줄어들었다. 한국의 수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심리지표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전월 대비 15.9포인트 급등한 97을 기록했다. 특히 53.3을 기록했던 자동차·조선의 2월 전망치가 3월 전망에서는 104.2까지 급등했다. 소비심리지수 역시 3개월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문가들은 경기선행지수가 회복되더라도 실물지표가 개선되기 전까지는 지수 레벨업은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기업이익이나 경제지표 등 실제로 경제가 나아지는 모습이 보여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의미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