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시 반포·잠원동 일대 전경 [매경DB] |
9·13대책을 기점으로 매물이 증가하는 모습이지만 매수 의향이 있는 수요자들은 '급급매' 외에는 관심을 가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락을 시작해 17주 연속 떨어졌다. 월간 통계로는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4개월간 0.89% 떨어졌다. 강남구가 2.92%, 송파구가 2.07% 하락하는 등 강남4구 아파트가 2.10% 내리며 약세를 주도했다.
하지만 시세보다 수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등장하고 팔린 곳은 대부분 강남권 재건축 등 투자수요가 많았던 곳뿐이다. 잠실 주공5단지 전용 76.49㎡는 작년 8월 말 시세가 최고 19억3000만원이었으나 작년 12월 17억∼17억2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달 초에는 작년 고점대비 3억1000만원 낮은 16억2000만원 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76㎡도 지난해 9월 최고 18억5000만원까지 팔렸으나 최근 고점대비 3억∼4억원 이상 싼 것들만 거래가 성사됐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같은 주택형인데 17억원에 나와 있는 매물은 팔리지 않고 있다"며 "급매, 급급매만 조금씩 소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투자수요가 대부분인 재건축과 달리 일반 아파트는 매수, 매도자간 눈치보기 장세가 계속되며 호가 하락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값이 9·13대책 발표 이후 4개월간 0.98% 떨어졌다 해도 대책 발표 직전 4개월(2018.5∼9월)간 3.25%, 직전 1년간 9.18% 오른 것에 비하면 아직 하락폭이 미미한 것이다. 최근 집값 하락 소식에도 불구하고 실제 매매가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매수 대기자들의 말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실제 성동구 옥수동의 래미안옥수리버젠의 경우 9·13 대책 이후 지난달까지 1건도 팔리지 않다가 이달 들어서야 전용 59㎡가 9억6000만원에 한 건이 거래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작년 11월 최고 11억원에 팔렸던 것을 감안하면 1억4000만원가량 싼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용산 한강로2가 한강로벽산메가트리움의 경우 11억5000만원에 급매가 나와 있지만 역시 팔리지 않고 있다. 작년 8월 고점(12억3000만원) 대비 8000만원 낮은 것이지만 매수자들은 이보다 더 싸야 사겠다는 것이다.
새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로 하락세를 지속하던 전세시장은 봄 이사철을 앞두고 최근 '반짝' 거래가 이뤄지면서 가격 하락폭이 일시적으로 둔화한 모습이다. 입주 3개월째에 접어든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경우 급전세가 소화되며 인근 기존 아파트 전셋값도 하락세를 멈췄다.
가락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59㎡의 전셋값이 5억8000만원, 84㎡가 6억3000만원 수준인데 한동안 이 가격대에서 멈출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 강남·강동구 등 서울시내 추가 입주물량도 대기 중이어서 전셋값 안정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당분간 거래 공백 현상이 이어지며 오는 4월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가 매매시장에 단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은 최근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초 떨어진 금액보다 지난해 상승폭이 훨씬 커 올해 공시가격 인상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이로 인해 다음달 공시가격이 확정 고시 전에 집을 팔거나 증여, 임대사업등록 등 의사결정을 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급매가 늘어도 거래가 급격하게 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부터 2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수자 우위시장으로 접우든 만큼 반드시 집을 사야 하는 실수요자들은 집값이 더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세보다 충분히 싼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수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윤상 인턴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