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건설현장에 52시간 근로제가 시행되면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약정된 공사기간(이하 공기)에 맞춰 공사 진행이 빠듯해진 건설사들이 해결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3일 건자재·건설업계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공기 지연을 상쇄하기 위한 자재·공법 등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는 업계는 타설 작업량을 줄이거나 빨리 굳는 특수 제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삼표그룹이다. 삼표그룹은 지난해 공기 단축 효과가 있는 자기충전·조강 콘크리트 등을 출시했다. 유동성이 강화된 자기충전 콘크리트는 콘크리트를 붓고 다지는 작업량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인건비·작업시간 단축 효과가 크다는 게 삼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콘크리트 다짐 작업에 최소 3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한 명으로도 가능해진다"며 "조강콘크리트는 대기온도 10℃에서 사용됐을 때 12시간 후 거푸집 제거가 가능해 골조 공사시간을 앞당길 수 있어 아파트 1개 층 골조공사 소요기간을 1~2일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산업과 현대제철도 공기 단축 자재개발에 합류했다. 아주산업은 상온 양생 만으로 4시간 만에 탈형(제거) 가능한 초고성능 콘크리트 조성물을 출시했으며, 현대제철은 내진·내화 보강 공정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고강도 복합성능 H형강을 개발했다. H형강은 화재와 지진 모두 견딜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제품으로, 현대제철 측은 이 제품이 건축물의 안전성 제고와 내화피복제 사용량 절감, 공정 감소를 통한 공기 단축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5층 이하 층수 건축물에는 PC(Precast Concrete) 공법이 공기 단축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축물의 주요 구조 부재인 기둥·보·슬래브·벽·계단을 설계에 따라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으로 운반해 일체화하는 방식이다. 기존 PC공법의 단점으로 꼽혔던 누수, 결로 등을 잡은 신기술인 '더블월'(Double Wall) 공법도 개발돼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조립식 모듈러 주택도 대안으로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난해 주택을 서랍처럼 밀어 넣어 짓는 '인필(infill) 공법 모듈러 공동주택'을 개발에 성공했다. 외벽체는 물론 전기배선·배관·창호·욕실·침실·거실·주방기구 등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다. 모듈러 주택의 외벽체는 콘크리트 구조물 대신 철제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주택보다 내구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전용수 삼표그룹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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