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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신한에이아이는 박우혁 신한금융지주 전략기획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타워를 주소지로 해 법인 등기를 올렸다. 다만 실제 대표는 향후 내부 출신 인사를 새로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조영서 신한금융 디지털전략팀 본부장과 박성현 신한금투 전략기획팀 본부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설립 자본금은 20억원이다. 이는 AI를 기존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에 종속된 투자자문 도구가 아닌, AI를 주력으로 앞세워 신한에이아이를 정보기술(IT) 회사로 키우겠다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3년 임기 중 마지막 해인 올해 그룹 디지털 전략 강화에 '올인'한다는 방침으로 신한에이아이 설립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챙기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는 그룹사 최고디지털책임자(CDO) 회의인 '디톡'을 주재하며 주요 사안을 총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앞서 2017년 각 계열사에 CDO직을 신설하고 매월 디톡을 열어 각 회사 현안을 공유하고 협업을 추진해왔다. 이 회의에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마이데이터 산업 진출 등 굵직한 현안을 다루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관계자는 "이달 예비인가 신청을 앞둔 인터넷전문은행 사안을 진행하는 한편 신한에이아이 사업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다듬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 등록 절차까지 고려하면 일러야 6월께 서비스를 정식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한에이아이 설립은 2017년 조 회장이 조영서 신한금융그룹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을 영입한 직후부터 추진해온 '보물섬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보물섬 프로젝트는 당시 국내 금융권 최초로 미국 IBM '왓슨'을 자산관리 서비스에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주목받았다. 왓슨은 방대한 자료와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의사 결정을 돕거나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는 데 활용되는 일종의 AI 슈퍼컴퓨터다.
신한에이아이는 왓슨을 탑재한 주축 플랫폼이자 시장예측과 투자자문에 특화된 인공지능 솔루션 '네오'를 통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대중화·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오는 그리스어로 새로움·부활을 의미하는 접두어다. 기존 고액 자산가를 전담하던 프라이빗뱅킹(PB)의 보조업무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의 자산관리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표방한다. 이 밖에 기관투자가 영업과 신한금융 고유 자산 운용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네오는 지난해 신한은행·신한금융투자·신한캐피탈 등 그룹사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해 완성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서비스가 고도화되면 포트폴리오 매니징부터 기업 분석, 퀀트 분석, 지수 개발 등 각종 투자 관련 업무와 판매까지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왓슨을 도입한 해외 은행들도 서비스를 주로 고객 응대에 활용하고 있다. 2013년 왓슨을 도입한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이나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등은 고객의 금융자산, 시세금리, 리서치 자료 등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자문 서비스 품질을 높인 것으로 유명하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다. IT와 금융이 결합된 회사 형태에 대해 금융감독 권한과 사업 인가 주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올 여지가 있어서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