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에쿼티는 지오영 지분 매각을 통해 설립 후 처음으로 조단위 거래를 성사시키는 한편 투썸플레이스 인수를 통해 일반 대중을 상대로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설립 이후 7년간 쌓아올린 투자 성과(트랙레코드)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음에 따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일 매일경제 레이더M 집계에 따르면 앵커에쿼티가 보유한(매매계약 기준) 투자금액 1000억원 이상 기업은 총 6곳이다. 티켓몬스터(투자금액 8600억원), 투썸플레이스(3825억원), 카카오페이지(1250억원), 라인게임즈(1250억원), 삼우그린(1200억원) 등이다.
앵커에쿼티는 2012년 설립돼 홍콩과 서울에 각각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30명 안팎 운용 인력이 총 13억5000만달러(약 1조57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투자 대상을 사전에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투자하는 펀드)를 굴리는 중이다.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다른 기업에도 투자할 수 있는 지역투자 펀드(Regional Fund)다.
앵커에쿼티는 주요 펀드 운용역들이 옛 씨앤앰 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금융사 투자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이 때문에 캐나다 CPPIB, 싱가포르 GIC, 중동국부 펀드 등 글로벌 연기금에서 출범 시점부터 출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는 5억달러 규모 1호 펀드를, 2016년에는 8억5000만달러 규모 2호 펀드를 조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여기에 있다.
주요 투자 대상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대 매물 가치를 지닌 중견기업이다. 오너의 자금 필요 등에 의해 나온 우량 중견기업을 사들인 뒤 '조이고, 닦고, 광을 내'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2013년 1500억원을 들여 사들인 지오영이 대표 사례다.
지오영은 앵커에쿼티 투자금을 바탕으로 국내 의약품 도매업체 가운데 최초로 광역 물류시설을 구축하며 업계 영향력을 확대하는 한편 불투명한 의약품업계 유통 관행을 보다 투명하게 만들며 회계 효율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을 바탕으로 지분100% 가치 기준 1조1000억원에 매각하는 데 성공하며 대박 신화를 일궜다. 앵커에쿼티는 해당 딜에서 원금 대비 3.3배 가량 되는 투자금을 회수했다.
이 밖에 앵커에쿼티는 2014년 750억원을 투자해 경남에너지 2대 주주가 된 뒤 2017년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프로스타캐피탈에 매각하는 한편 재무구조개선 작업 중에 있던 이랜드월드 투자에서도 안정적인 차익을 남기는 등 '투자금 회수' 능력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앵커에쿼티 포트폴리오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보이는 기업에 집중돼 있다. 국내 커피 시장에서 가장 알짜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투썸플레이스, 해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측면에서 저평가돼 있는 JB금융지주, 꾸준한 이익을 올리는 폐기물처리 기업 삼우그린, 자동화 설비를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팽이버섯을 생산하는 대흥농산 등이 그 사례다.
최근에는 높은 성장성을 지닌 신산업 분야 투자 외연도 넓히고 있다. 글로벌 PEF운용사 KKR와 손잡고 티켓몬스터 경영권을 인수하는 한편
이 중 카카오페이지는 최근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주간사로 선정해 상장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앵커에쿼티 투자 시점에서 5000억원으로 평가받던 카카오페이지 기업가치는 상장 시점에 1조5000억원 수준이 기대되고 있어 또 다른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한우람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