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격의 사모투자펀드 (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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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가 기존 기업 못지않은 경영 능력을 보여준 사례로는 KKR·어피니티컨소시엄이 인수한 오비맥주와 VIG파트너스가 인수한 버거킹 등이 꼽힌다.
글로벌 사모펀드 KKR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니티)는 2009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벨기에 주류업체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국내 시장 점유율 43.7%(추정)를 기록하던 오비맥주는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2011년 점유율 51.8%로 업계 1위에 올랐다. 200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8161억원, 1963억원을 기록한 오비맥주는 실적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2013년 매출액 1조4848억원, 영업이익 4727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KKR·어피니티컨소시엄은 2014년 오비맥주를 원주인 AB인베브에 6조1000억원에 재매각했다.
VIG파트너스는 2012년 두산으로부터 한국버거킹을 1100억원에 인수한 뒤 3년간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2016년 어피니티에 2100억원에 매각했다. VIG파트너스는 인수 당시 100여 곳에 불구했던 버거킹 매장 수를 늘리고 다양한 광고·프로모션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고, 덕분에 인수 가격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엑시트(투자금 회수)인데, 기업가치를 엉망으로 만들면 새로운 인수 후보가 나타날 수 없다"며 "다양한 경영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이들의 생존전략"이라고 밝혔다.
PEF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펼치는 전략으로는 볼트온(유사 업체와 M&A로 규모 확대) 전략, 경영 효율화, 해외 진출, 외부 인재 영입 등이 꼽힌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전략은 기존 기업 경영진도 할 수 있지만 사모펀드의 장점은 오너 일가 입김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라며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외부 눈치를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성장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볼트온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PEF로는 롯데카드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한앤컴퍼니가 꼽힌다. 최근 대만 식품·유통기업 퉁이그룹에 웅진식품을 매각한 한앤컴퍼니는 매각에 앞서 동부팜가야, 대영식품을 추가로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였다. IB업계는 이 같은 전략 덕분에 한앤컴퍼니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600억원에 웅진식품을 매각했다고 보고 있다. 한앤컴퍼니 포트폴리오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는 한온시스템 역시 볼트온 전략으로 기업가치를 키운 사례다. 한앤컴퍼니는 2014년 약 2조8000억원을 투자해 한온시스템 지분 50.5%를 인수했고, 이후 마그나인터내셔날 유압제어(FP&C) 사업부 등을 추가 인수해 한온시스템 덩치를 더욱 키웠다. IB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한온시스템 매각에 나설 경우 매각가격을 7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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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모펀드들도 인재 발탁뿐만 아니라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 우협에 선정된 JKL파트너스는 기획재정부 출신 최원진 상무를 영입해 인수전을 주도하도록 했다. VIG파트너스는 에누리닷컴(현 써머스플랫폼) 인수 후 최문석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등 관련 분야 전문가를 CEO로 발탁했고, 이후 볼트온 전략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에 성공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 후 재매각한 코웨이는 해외 진출을 통해 실적을 개선한 사례로 꼽힌다. 2012년 해외매출액 1660억원(전체 매출 8.32%)을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