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미국 증권사 시타델의 불공정거래 의혹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초단타매매를 활용해 자본시장을 교란한 혐의다. 거래소는 시타델증권의 매매 창구로 활용된 메릴린치에 대해서도 회원사로서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시장감시위원회를 열고 메릴린치의 초단타매매 행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거래소는 시타델증권에 대해 불공정거래 혐의로 심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단타매매는 유통 주식 수가 적은 종목에 대량 주문을 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치고 빠지는 형태의 매매를 말한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금융감독원이 올해 불공정거래 조사 방향에 고빈도 매매 등 불공정거래 가능성과 관련해 '시장 모니터링 조사 강화'라는 단서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같은 건이지만 별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메릴린치는 거래소 회원으로서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회원 제재를 논의하고 있는 반면 시타델증권은 불공정거래 혐의"라며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금융당국 등으로 넘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해외에서도 초단타매매를 이용한 불공정거래가 다수 발생하며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15년 고빈도 거래 브로커와 딜러의 자율규제기관 등록을 의무화했다. 독일 역시 2013년부터 고빈도 매매를 하기 위해서는 연방금융감독기관 허가가 필요하도록 조정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이용해 초단기에 대량 주문을 제출해 차익실현을 취하는 고빈도 거래 등장은 전통적 거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며 "더욱 복잡하고 다양화된 불공정거래가 출현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초단타매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초단타매매 문제라기보다 불공정거래 문제다. 새로운 거래 방식이 생기면 이를 악용하려하는 세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초단타매매가 불공정하다는 오해를 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