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이 보유한 지 11년이 넘은 KB금융지주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KB금융은 SMBC의 지분 매각에도 양사 간 협력 관계는 여전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MBC는 전날 보유 KB금융 지분 0.53%(200만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처분 규모는 전날 KB금융 종가 4만4900원 기준으로 990억원이다. 해당 물량은 이날 장 마감 이후 장외에서 거래돼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다수의 국내외 투자자가 나눠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블록딜로 SMBC는 보유 중인 KB금융지주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2008년 당시 SMBC는 KB의 지주사 설립 과정에서 KB국민은행이 보유한 KB금융지주 지분 2%인 440만주를 약 200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5년 보유분의 절반인 220만주를 매각한 데 이어 이번에 남은 주식 전량을 넘긴 것이다. 업계 일부에서는 최근 한일 관계 악화 여파가 금융권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KB금융 측은 이에 대해 선을 그었다. SMBC가 내부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해외에 보유한 유가증권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KB 지분도 정리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SMBC가 내부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지분을 매각한다고 해 1년 전부터 매각 시기와 방법에 대해 함께 논의한 후 매각이 이뤄진 것"이라며 "글로벌 인수·합병(M&A)과 투자은행(IB) 업무 등에서 기존에 두 회사가 맺은 협력 관계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은 지난해부터 윤종규 지주 회장이 싱가포르와 홍콩을 시작으로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참가해
현재 JP모건체이스(지분율 6.39%), 미국계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리소시스(5.42%)를 포함해 외국계 투자자가 보유한 KB 지분 비중은 67.4% 수준이다.
[한우람 기자 /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