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업회사 오리온과 회사를 분할한 이후 2년 새 주가가 반 토막 난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는 오는 8월 나오는 고가 생수 제품으로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중국 과자시장에서 고전했던 오리온은 신제품 출시를 앞당기며 지난 3월 이후 중국 실적이 턴어라운드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리온그룹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는 올 하반기부터 25조원(작년 말 기준)으로 추산되는 중국 생수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2016년 11월 지분 57%를 인수한 '제주용암수'를 통해서다. 오리온홀딩스는 이 업체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3월 말 현재 86.89%를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는 3000억원을 들여 제주용암수 제주도 공장과 물류센터를 완공하고 이르면 8월 중 국내외 온라인을 통해 먼저 생수제품을 선보인 후 오프라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는 광둥성 지방을 중심으로 생수사업을 펼칠 예정인데 피트니스센터 호텔 등을 통해 다소 비싼 가격대로 공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신사업 추진이 배당 재원을 추가로 마련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오리온그룹은 2017년 6월 오리온의 투자사업 부문을 존속법인이자 지주사 오리온홀딩스로 변경하고 사업회사 부문은 인적분할해 오리온을 설립했다.
오리온 주식은 같은 해 7월 7일 증시에 재상장됐다.
사업회사와 분할된 첫날 3만2900원에 장을 마친 오리온홀딩스 주가는 이달 21일 1만6850원에 장을 마감하며 2년 새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실적의 핵심인 오리온이 빠져나가면서 배당 지속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업 분할 전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오리온에 대한 지분율은 28.47%였으나 분할 이후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은 63.8%까지 높아졌다.
결국 오리온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력이 높아진 만큼 일반주주를 달래기 위한 차등배당 정책을 2017년부터 시행해 왔다.
2017년 주당 배당금은 대주주 210원, 기타 일반주주 600원이었다. 작년에는 대주주 배당금은 동결한 채 일반주주 주당 배당금을 650원으로 50원 인상했다.
오리온홀딩스의 주 수입원은 오리온(37.37%) 쇼박스(57.5%) 등 자회사에서 받는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 일부 부동산 임대수익 등이다. 자회사 제주용암수가 중국 프리미엄 생수시장에서 돈을 벌면 오리온홀딩스 순이익이 늘어 배당 여력도 커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이후 오리온홀딩스 순이익이 증가해 차등배당 지속에 대한 의구심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회사 오리온 실적도 최근 턴어라운드하고 있다. 5월 기준 오리온의 중국 매출 비중은 46.9%다. 국내(38.7%)는 물론 베트남(11%) 러시아(3.4%) 등보다 비중이 높아 실적·주가가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주가가 17.4% 하락했다.
중국 내 실적 부진도 이 같은 주가 하락의 원인이다. 지난 1월 중국 최고 성수기인 춘제 효과로 중국 9개 법인은 325억원을 벌어들였지만 이는 작년 동기 대비 19.2% 감소한 수치다. 2월에는 2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작년 동기(-9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오리온 매대(상점에서 물건을 놓고 파는 자리)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식품업체 '펩시'와 중국 현지 업체들이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스낵 점유율 하락에 오리온은 제품 원료 수준을 높인 각종 신제품을 출시하며 최근 중국 시장에서 공세를 높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에서 신제품 5종을 내놓은 오리온은 5월 한 달 동안 '스윙칩V 폭립바베큐맛' 등 신제품 4종을 한꺼번에 선보였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오리온의 중국지역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 동기(97억원)보다 11.3% 증가했다. 4월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7.3% 늘어났다. 지난달 영업이익은 111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5월(97억원)보다 14.4% 증가해 최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오리온은 국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까지는 신제품 출시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있겠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오리온 영업이익은 3041억원으로 추정돼 작년(2822억원)보다 7.8% 증가할 전망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