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도 IT 소재 관련주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감광액을 제조하는 동진쎄미켐은 전일 약 18% 급등한 데 이어 이날 오후 3시7분 기준 전일 대비 50원(0.42%)오른 1만1900원에 거래 중이다. 감광액은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물질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품목 중 하나다.
반도체 식각 공정에서 사용하는 불산을 공급하는 후성 역시 현재 소폭 하락중이나 전일 약 10% 급등했고, 솔브레인(3.74%) 등도 동반 상승세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은 오는 4일부터 TV·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수적인 화학물질인 포토레지스트(PR),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을 포괄수출허가에서 개별수출허가로 변경했다. 매 수출계약마다 허가와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의미다.
경제산업성은 "한·일 간 신뢰관계가 현저히 훼손됐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제도 운용을 엄격히 하기로 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을 이유로 수출제한 조치라는 보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한국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이 사실상 독과점적 공급구조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고, 일본이 한국 이외에 반도체 소재를 수출할 수요처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지금까지 해외 의존도가 컸던 한국 IT 소재의 국산화를 가속화시키는 계기와 전환점이 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른 잠재적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은 2020년부터 반도체, OLED 및 전기차 분야에서 적용되는 핵심 소재 일부를 2020년부터 국산화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국내 업체가 순도가 낮은 제품을 주로 만들고, 일본 업체와 합작하는 경우가 많아 완전한 대체가 힘들다"면서도 "향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일본 기업의 위협을 현실로 느끼고 국내 업체 체력을 높여 줄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 이 경우 국내 업체의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소재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경우 국내 소재 제조사의 상대적 수혜를 예상. SKC코오롱PI, 코오롱인더, SKC,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원익머트리얼즈 등을 수혜주로 제시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소형주 중에서는 OLED 폴리이미드, 반도체 레지스트, 반도체 에칭가스 등 해당 소재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경우 국내 소재 제조사의 상대적 수혜를 예상한다"며 "OLED 폴리이미드의 경우 SKC코오롱PI가, 단순히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으로 한정한다면 코오롱인더, SKC, SK이노베이션 등이 주목 받
김 연구원은 "반도체 레지스트 부문에서는 동진쎄미켐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포토 레지스트용 핵심원료(모노머·폴리머, 광산발생제)를 의미한다면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반도체 에칭가스의 경우 SK쇼와덴코, 원익머트리얼즈 등이 수혜주"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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