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연구원의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보험사의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는 사이버보험, 온디맨드 보험(On Demand Insurance), 파라메트릭(Parametric) 등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보장 니즈가 강하지만 보험상품은 이를 반영치 못하고 있다.
사이버 보험은 해킹 등의 사이버 리스크를 보상하는 보험이며 온디맨드 보험은 보험대상이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필요 기간만 보험에 가입'하는 단기 보험상품을 말한다. 단순한 여행자보험에 그치지 않고 에어비앤비(Airbnb) 운영자가 투숙객을 받게 되는 기간만 보장하는 영국 리걸앤제너럴사(Legal & General)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보험사는 뉴욕의 인슈어테크 회사인 슬라이스 랩(Slice Labs)과 제휴해 집주인이 임대숙소에 대해 필요한 기간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온디맨드 보험을 제공한다.
파라메트릭 보험은 자연재해 등으로 실제 발생한 손실금액이 아닌 풍속·온도 등의 객관적 지표에 따라 보상금액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피해 시 손실금액이 아니라 농도, 지속시간 등의 객관적인 수치로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글로벌 보험사들은 이러한 고객 니즈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Capgemini & EFMA(2019) 조사에 따르면 사이버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인식하는 기업은 87.2%에 달했으나 현존하는 보험상품으로 사이버 리스크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7.8%에 불과했다. 보험사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생명·건강 관련 리스크가 새로운 보험수요를 창출한다"고 답한 임원은 45% 미만이었다. 아울러 생명보험사 및 건강보험사 중에서 새로운 리스크를 담보하는 신상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보험사도 40% 미만에 불과했
김혜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앞으로 보험사는 인슈어테크 기업이나 아예 다른 분야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좋은 사례로 일본의 다이이치생명은 실리콘밸리의 건강기술회사와 제휴해 보험계약자의 치매 리스크를 예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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