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투자증권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처음으로 인수 자문을 성사시켰다. 투자은행(IB) 부문의 영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유아이디는 최근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지디 지분 92.45%(270만주)를 인수했다. 거래가격은 총 135억원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취득했다. 지디는 액정표시장치(LCD) 식각 업체로 지난해 7월부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다. 청주지방법원은 올 1월 삼일PwC를 주간사로 선정한 뒤 지디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삼일PwC는 우선매수권자를 확보한 뒤 공개 경쟁입찰에 나서는 방식(스토킹호스)으로 매각을 진행했다. 유아이디는 1월 말 지디와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며, 두 달 뒤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인수 측 자문을 맡은 BNK투자증권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가 M&A 자문 시장에서 처음으로 매듭지은 거래여서다. 관련 시장이 외국계 IB들의 텃밭인 점을 감안하면, 자기자본 기준 중위권인 BNK투자증권의 행보는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인수·매각 분야에서 국내 대형사들의 존재감조차 미미한 편"이라며 "중형사이자 부산·울산·경남 지역에 특화된 BNK투자증권이 업무에 뛰어든 것 자체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BNK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조광식 대표를 영입한 뒤 IB 부문을 전반적으로 키우고 있다. 부동산금융본부와 IB기획실을 신설하고 인력도 확충했다. 최근엔 에어부산, 웹케시의 기업공개(IPO) 인수단으로도 참여했다. M&A 시장에 뛰어든 것도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