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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거래일대비 25.81포인트(4.00%) 하락한 618.78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17년 4월 14일(618.24)이후 최저 수준이다.
2분기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미국 주요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중국, 일본, 홍콩 지수가 1% 이내에서 약보합 상태를 보이는 등 무난한 장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국내 코스닥은 4% 빠지면서 나홀로 급락세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타격을 줄 만한 새로운 이슈가 없었음에도 국내 증시만 이토록 떨어지는 데에는 잠재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동시에 상승 동력이 부재한 탓이라고 입을 모았다. 적은 수급량에 따라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보이는 것도 지수 급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이날 장중 3% 이상 빠지는 등 악재성 요인이 겹치고 있어 '저가매수의 기회'라고 보기도 어렵다"면서 "다음달부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확정됐다는 일본 언론들의 보도가 나오면서 외국인 물량이 대거 나온 점이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무역기구(WTO) 우대국 혜택 시정 요구에 따른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 약화 ▲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연내 추가 인하 불확실성 ▲반도체 디램(DRAM)과 낸드(NAND)의 가격 하락 등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케이주의 판매허가 취소, 한미약품의 1조원 기술 수출 무산, 에이치엘비의 임상 실패 등 코스닥을 지탱했던 제약·바이오주들의 무너진 신뢰감과 IT부품주들의 부진으로 인해 코스피보다 하락세가 훨씬 가파르다.
수급 부담도 발목을 잡았다. 코스닥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고 비율은 사상 최고(2.43%) 수준으로 주가 하락이 추가적인 매물 출회로 불안감만 높인 상태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신용융자 잔고 비중이 5000억원 이상 더 감소해야 안정적인 환경이 뒷받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이나 채권시장은 조용한 반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이번 시장 약세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나 영국 총리 교체 이후 '노딜 브렉시트'의 가속화 등 글로벌 악재에 국내 증시가 과민반응하고 있다"면서 "코스닥의 경우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펀더멘탈보다는 기대심리(센티멘탈)에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강
급락세가 이어지자 손절 매매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는 얘기다.
오 연구원은 "예민하게 반응하며 떨어지는 상황에서 그 충격은 오래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바닥 임계치가 금방 드러나면서 오히려 반등세 또한 급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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