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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는 보험, 카드 등 비은행 사업의 성장으로 KB금융을 제치며 점점 격차를 벌리고 있고, LG화학은 비화학 사업에 대한 일회성 비용이 감소하는 올해 하반기에 롯데케미칼을 제칠 태세다. 핀테크 등 신사업 매출이 2배 증가한 카카오는 비용 부담으로 고전하는 네이버를 맹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감독원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행은 순이익)을 기준으로 은행·화학·정보기술(IT) 업종 1·2위는 각각 KB금융과 신한지주, 롯데케미칼과 LG화학, 네이버와 카카오다. 그러나 올해 연간 실적 기준(하반기는 추정치)으로는 신한지주와 LG화학이 1위로 올라서고 카카오는 네이버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온다. 신한지주는 작년 상반기 순이익이 1조8171억원으로 KB금융(1조9152억원)에 뒤졌으나 올 상반기에는 2조363억원으로 KB금융(1조8374억원)을 2000억원가량 추월했다. 올 하반기에도 1조6339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1조5148억원의 KB금융보다 앞설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지주의 질주에는 '본업'(은행)보다 '부업'(보험·증권)의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다. 신한지주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는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34.6%다. KB금융(28.9%)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다.
보험·카드로 대표되는 신한지주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작년보다 10.3% 늘어났는데, 같은 기간 은행 부문의 증가율(0.9%)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작년에 신한지주가 인수한 오렌지라이프 실적이 올 상반기에 반영되면서 전체 보험 순이익이 급증했다. 올 상반기 보험 관련 이익은 688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2360억원)보다 3배가량 늘었다. 신한카드의 경우 비용을 줄여 신한지주 실적 증가에 보탬이 됐다.
작년에 인수해 올 2분기부터 신한지주 실적에 반영된 아시아신탁도 주목된다. 부동산신탁사인 아시아신탁은 작년에 24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신한은행 순이익은 KB국민은행에 밀렸지만 보험·카드사 등 신한지주의 비은행 순이익이 급증하며 전체 연결 순이익이 KB금융을 앞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과 배터리를 주축으로 하는 LG화학은 2017년 2조928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화학에 올인한 롯데케미칼(2조9297억원)에 근소한 차이로 밀렸다. 이 같은 추세는 작년 상반기까지 지속됐지만 같은 해 하반기에 힘을 내며 LG화학이 역전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손실충당금 등 배터리 분야에서만 2759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영업이익이 5429억원에 그쳤다. 또다시 롯데케미칼(6418억원)에 뒤진 것이다. 증권가에선 ESS 사업이 재개되고 전기차용 배터리 실적이 회복되는 올 하반기에는 LG화학이 다시 롯데케미칼을 앞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하반기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9972억원, 6793억원이다.
IT 분야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격차는 날로 줄어들고 있다. 두 업체의 영업이익 격차는 작년 상반기 4696억원에 달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2663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카카오가 핀테크 등 신사업에 한발 앞서 진입하면서 이미 수익이 나고 있는 반면 네이버는 진입 초기 마케팅 비용 증가에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카카오의 이동 서비스·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매출은 5
신사업 성장으로 올 하반기 카카오의 추정 영업이익은 1122억원으로 올 상반기(682억원)보다 6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기관은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신한지주·LG화학·카카오를 769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