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20일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글로벌 금융 시장의 꼬리 위험(tail risk)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재부각, 일본의 수출 규제 등으로 우리나라 외환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자사주 매입 규제 완화와 공매도 규제 강화 등 다양한 가용 수단을 시장 상황에 따라 취사선택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침체를 예상하는 신호로 기계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이르다"며 "(이번 역전은)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바로 해소됐다"고 답했다. 이어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은 적도 많았다"며 "현재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져서 경각심을 갖고 대응해야겠지만, 침체라고 할수록 자기실현적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과거엔 단기 금리가 올라가면서 장기 금리와 격차를 줄였는데 지금은 정반대다.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 때문에 장기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며 "선진국 중에서 미국 국채의 금리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수요가 몰리는 것도 장기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홍콩 시위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매일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며 "국제금융센터로서 홍콩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불확실성이 커지면 우리에게 미칠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홍콩에 대한 우리나라의 직접적인 '익스포저(exposure)'는 절대치가 크지 않지만 홍콩은 국제금융의 중심지로서 갖고 있는 역할이 상당하고 중국의 관문이기도 하다"며 "직접적인 여신이나 사업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지난 6월 촉발된 홍콩의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투자 자금이 대거 홍콩에서 빠져나갈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홍콩으로 수출하는 규모
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가 발생한 주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DLS) 판매 상황과 관련해선 "금융감독원에서 간략히 보고했다"며 "오늘 회의에서는 깊이 논의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에서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