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신규 채용자는 입사 전 운용 경력이 평균 9.7년이었으나 올해 신규 채용자는 6.1년으로 줄어들었다. 2015년 7.1년, 2016년 6.5년, 2017년 6.9년, 2018년 6.5년으로 갈수록 짧아지며 하향세를 보였다.
신규 채용자 중에서 투자 실무 경력이 7년 이상인 책임운용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었다. 2014년에는 신규 채용자 9명 중 7명이 책임운용역 이상이었다. 그러나 2018년에 신규 채용한 36명 중에서 책임운용역 이상은 10명에 불과했으며, 2019년 신규 채용 25명 중에서도 책임운용역 이상은 7명이었다. 신규 채용 인원 중 28%만 투자 실무 경력 7년 이상으로 채웠다는 얘기다.
반면 국민연금을 퇴사한 후 2018년 다른 곳에 재취업한 운용역 출신 29명 중 18명은 책임운용역 이상의 직급이 었다. 올해는 책임운용역 이상 직급이 11명 퇴사했다. 국민연금공단에서 경력이 긴 사람이 주로 나갔지만 신규 채용은 상대적으로 투자 경험이 짧은 사람 위주로 이뤄졌다는 뜻이다.
운용 베테랑들이 줄줄이 퇴사함에도 불구하고 신규 채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금운용본부 내 시니어 인력 부재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기금운용본부에서 1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해당 팀의 의사 결정을 책임지는 수석운용역 정원은 14명이지만 실제 근무하고 있는 인원은 8명으로 절반 수준이다. 책임운용역 정원 대비 현재 인원 비율이 95.1%, 전임 및 주임운용역은 80.2%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지난해 채권운용실장, 주식운용실장, 해외증권실장, 대체투자실장 등이 퇴사한 상황에서 신규 인원 채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투자 업계에서는 국민연금공단 운용역들 경력이 짧아지는 이유에 대해서 민간에 비해 낮은 보수와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에서 찾고 있다. 자산운용 업계에서는 운용 성과에 연동되는 성과급을 받기 때문에 억대 연봉이 흔하다. 반면 기금운용본부는 공공기관으로서 예산 통제를 받는 곳이라 성과급의 비중이 매우 작다.
여기다 기금운용본부가 2015년 전주로 이전하면서 인재들의 국민연금공단 기피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이사와 자녀들 교육 문제로 전주에서 근무하는 것을 꺼리면서 2016~2019년 기금운용본부에서 107명이 퇴사했다.
김승희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의 전주 이전 후 핵심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고급 인력 확보도 부진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전주 리스크는 더 이상 우려가 아닌 현실로, 국민 노후자금을 책임지고 있는 기금운용직의 경쟁력 약화를 막기 위해 기금운용본부 서울 이전 등을 포함한 획기적인 변화를 검토해야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