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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는 다음달 10~15일 이뤄진다.
앞서 지난 3월 한 차례 예비인가 절차가 개시됐지만, 신청자인 키움뱅크·토스뱅크 두 곳 모두 금융감독원 산하 외부평가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원점에서 절차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운영 방식을 일부 개선해 최대 2개의 신규 인터넷은행 라이선스를 내줄 방침이다.
그러나 금융당국 의지에도 불구하고 인가 성공 여부는 한층 불투명해졌다. 현재 예비인가 도전을 공식화한 곳은 '소소스마트뱅크 준비단' 1곳이다. 소상공인들의 연합으로 이뤄진 이 단체는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만들겠다"며 발족했지만 자본금 등 조건을 갖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혁신성 측면에서 가장 주목받아 온 토스뱅크의 경우 최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진출 포기'를 시사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지난 5월 외평위가 토스뱅크에 '불허'를 권고한 이유였던 지배주주 적합성 및 미흡한 자금조달 능력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토스는 신한금융·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사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꾸렸다가 토스 단독으로 지분 60.8%를 보유하고 벤처캐피털 등이 지분을 10% 미만씩 나눠 갖기로 방향을 틀었다. 금감원은 토스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 자본 중 75%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로 구성된 점을 문제라고 본다. RCPS가 투자자의 상환 요청에 따라 돌려줘야 하는 '부채' 성격을 띠고 있어 실질적인 자본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토스 관계자는 "재신청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의지를 다졌던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태스크포스(TF)가 사실상 와해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외의 탈락이었던 데다 탈락 사유도 '혁신성 부족'으로 모호해 컨소시엄 추진 동력을 잃었다"며 "아직까지 재추진에 관한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컨소시엄의 주축이던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은 앞서 두 회사가 출자해 설립한 핀테크업체 '핀크'에 지난 7월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인터넷은행과 별개로 디지털금융 사업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시중은행들의 '러브콜'을 받았던 네이버는 일찌감치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현재는 대형 핀테크 금융사 '네이버파이낸셜' 출범 준비에 한창이다.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은행산업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결제·증권·보험 등 확장성이 높은 생활금융 플랫폼 사업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정부가 판단 착오로 무리하게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가 판을 벌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성공 사례만 보고 섣불리 보여주기식 혁신 정책을 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은산분리가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인터넷은행특례법의 문턱이 높다는 불만도 있다. 국내 1호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한 케이뱅크는 주요 주주 KT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탓에 자본 확충이 어려워지자 현재 일부 대출 영업을 중단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신규 인터넷은행 주주사로 참여하면 초기에 1조원 넘는 자본을 투입해야 하지만 정작 경영 주도권은 쥐기 어렵다"며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사업 등 핀테크 사업이 다각화되는 상황에서 굳이 신규 은행이 탐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이미 1000만 고객을 돌파하며 성공신화를 써가는 상황에서 그 이상 누가 경쟁에 뛰어들고 싶겠나"고 반문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