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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통일과나눔재단은 이날 보유하고 있던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343만7348주 전량을 KCGI에 매각했다. 통일과나눔재단 관계자는 "매각 가격은 1200억원으로 당일 인수금액 전액을 납부했다"며 "6곳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KCGI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인수 과정에서 KCGI는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담보로 메리츠종금증권에서 400억원의 인수금융을 지원받았다.
이번 매각으로 KCGI는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KCGI가 대림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을 통해 대림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림그룹 오너인 이해욱 회장과 최대주주가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이 62.3%에 달해 KCGI가 직접 경영에 참여할 여지는 별로 없다.
KCGI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투자는 기존 블라인드펀드 자금이나 대림그룹 특수관계인이 아닌 국내 투자가 자금을 활용해 단행했다"고 자금 출처를 설명했다.
KCGI는 "그룹 핵심 대림산업은 여전히 수주사업으로 경기 부침이 심한 데다 낮은 배당 성향과 수익률로 주주 이익 환원 역시 소홀히 하는 등 지배구조 관련 이슈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KCGI는 "그룹 내에 잔존하는 경영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투명한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합리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CGI는 "대림그룹에 대한 투자가 적대적 행동주의 표방이 아니다"며 "주주로서 개선 요구를 성의껏 받아들이려는 경영진에게는 오히려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대림코퍼레이션 경영진과 회동하는 것도 요청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산업 합병에 KCGI가 장기적인 계획 아래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림산업 최대주주다. 대림산업은 상장사인 대림씨엔에스, 삼호, 고려개발 등과 더불어 대림자동차공업, 글래드호텔앤리조트 등 비상장사를 아래에 두고 있다. 그러나 대림산업에 대한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이 21.67%에 불과해 지배력이 약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합병해 대림산업에 대한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29~31%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이는 지배구조 개선을 도모하는 KCGI의 투자 취지와도 일치하며 비상장회사인 대림코퍼레이션과 상장회사인 대림산업이 합병해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KCGI가 대림코퍼레이션 상장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합병이나 상장은 대림코퍼레이션이 아직 성장 여지가 있어 대림그룹 측에서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KCGI 역시 현재 운용 중인 펀드를 장기간 끌고 갈 수 있는 구조라 성장 극대화 시점에서 IPO나 합병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CGI가 상장사인 대림산업을 대상으로 배당금 확대 등 주주환원 요구를 제기하겠지만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김동
일부에서는 대림그룹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꾸린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