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의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21% 급증한 약 8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가 금융지주회사에 새로 편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신한·농협·우리·하나·BNK·DGB·JB·한투·메리츠 등 금융지주회사 10곳(소속회사 237곳)의 연결 기준 순이익은 8조5692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7조731억원)보다 21.2%(1조4961억원) 증가한 것으로 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이는 지난 1월 우리은행의 지주전환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우리지주의 순이익(1조1797억원)을 제외하면 기존 금융지주사 9곳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5%(3164억원) 늘었다. 우리지주 편입 효과를 제외한 권역벌 순익은 은행이 129억원(0.2%), 금융투자가 4590억원(35.1%), 보험이 922억원(18.6%) 늘었다.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은 481억원 감소했다.
우리지주를 포함한 자회사의 권역별 이익 비중은 은행(64.1%)과 금융투자(17.9%) 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상반기 전체 금융지주회사의 총자산은 2587조원이다. 지난해 말(2068조원)보다 25.1%(519조원) 늘었다. 여기서 우리지주의 자산(359조4000억원)을 뺄 경우 기존 9곳의 총자산은 7.7%(159조6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이 94조원(6.2%), 금융투자가 19조9000억원(8.7%), 보험이 37조7000억원(20.8%), 여전사 등이 4조3000억원(3.6%) 늘었다.
상반기 말 현재 금융지주회사의 총자본·기본자본·보통주자본 비율은 각각 13.75%, 12.33%, 11.43%였다. 지난해 말보다 각각 0.63%포인트, 0.67%포인트, 0.86%포인트 하락했지만, 규제비율(총자본 11.5%·기본자본 9.5%·보통주자본 8.0%)보다는 높다.
금융지주회사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은 0.66%로 작년 말(0.74%)보다 0.08%포인트 줄었다. 신용손실 흡수 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20.12%였다. 작년 말(116.77%)보다 3.35%포인트 올랐다. 이는 은행지주들이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대손 충당금을 적립한 데 따른 것으로
금감원은 자본 적정성 비율이 규제 비율을 충분히 웃돌고, 자산 건전성도 개선돼 금융지주회사들의 전반적인 손실 흡수 능력도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국내 경기부진 우려 등에 대비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보호도 철저히 하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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