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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테티스 2호' 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CB나 BW는 대부분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것들인데, 대개 1년 또는 1년6개월 이후 전환 가격 대비 주가가 상승했을 때 주식 전환 후 매도가 가능하며 주가가 떨어졌을 땐 기다리거나 상환 청구를 통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운용사 측은 "7월 이후 코스닥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와 관련 기업 주가 하락으로 인해 전환을 통한 현금화가 어려워졌다"며 "환매 대응을 위한 자산 매각 과정에서 오히려 자산의 무리한 저가 매각 등으로 펀드의 투자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는 특히 "환매 중단은 누구는 환매해주고 누구는 해주지 않아 수익자 형평성을 위배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펀드 가입자 보호를 위해서는 관련 펀드들의 환매를 중단하고 편입 자산의 안전한 회수가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합리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자산들을 최대한 신속히 회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라임자산운용의 테티스 2호 펀드는 편입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때는 CB 가치가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이 높아지고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리픽싱으로 통해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펀드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막상 현금화를 하려고 하면 주가도 떨어지고 신용도도 낮은 CB를 굳이 매수하려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테티스 2호 펀드가 편입한 CB 중 하나인 모바일 게임사 썸에이지는 작년 초 코스닥벤처펀드 붐에 힘입어 이자율 0%짜리 CB를 발행했고 주가도 5000원을 넘봤으나 최근엔 주가가 540원으로 떨어졌다. 수차례 전환 가격을 하향 조정해도 주식 전환이 불가능할 정도로 주가가 떨어지면 CB의 시장가치도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된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라임 Top2 밸런스 6M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3개 펀드에 274억원 규모 상환금 지급 연기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라임자산운용 측은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 규모 펀드들은 환매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메자닌이 디폴트가 나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지금처럼 코스닥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환매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은 조기 상환, 만기 상환, 자산 처분이 있는데 최근 코스닥 기업들도 자금난을 겪고 있어 조기 상환은 어려워 만기 상환까지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다. CB를 팔아 자산 처분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야 가능하다. 주가가 전환 가격보다 높아야 CB를 주식으로 전환해서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이 지난번 상환금 지급 연기에 이어 펀드 환매 중단에 나서자 펀드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사모펀드를 둘러싼 시장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판매사는 은행과 증권사 등 30개다. 펀드 설정 금액은 약 5조원이다. 올 7월만 하더라도 라임자산운용 순자산은 6조원을 돌파했으나 펀드 환매로 인해 설정 금액이 크게 줄었다.
펀드 판매사들도 펀드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해당 펀드를 판매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운용사가 일으킨 문제이기 때문에 판매사로서는 따로 대처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운용사와 고객 간에 긴밀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중간에서 역할을 다해 고객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가 단순히 환매를 미루는 데 그치지 않고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임의 펀드들이 편입한 메자닌 발행 기업들이 신용도나 채권 유동성 면에서 다른 사모펀드보다 리스크가 높은 측면이 있는 만큼 만기가 돌아오더라도 신속한 원금 상환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환매 중단 사태가
[김제림 기자 / 정슬기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