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G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가운데 증권가에서 그 배경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실질적으로 승계가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기업 지배구조 강화 목적이 크다는 말도 나온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이번 유상증자는 표면적으로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주가 부양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엔 승계가 목적인 신형우선주(전환)의 발행"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이벤트이며, 보통주인 아모레G보다는 향후 상장할 아모레G 신형우선주가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결정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자금은 타법인 증권 취득과 기타 용도로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모레G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이 연구원은 "결국 목적은 승계다. 10년 뒤 보통주 전환이 핵심이다"라며 승계 목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이 연구원은 "지난 2006년 발행한 아모레G2우B는 아모레 퍼시픽그룹이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서민정씨에게 증여한 전환우선주"라며 "2016년 12월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서민정씨가 아모레G 2.9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우선주는 평균적으로 보통주 대비 30~40% 할인된 값에 거래되기 때문에 지분율을 늘려야 하는 후계자 입장에서는 신형우선주를 싼 값에 매입해 향후 보통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아모레G의 신형우선주 발행가액은 2만8200원이다. 올해 우선배당금은 705원으로, 배당수익률은 2.5%다.
향후 총수일가가 높은 배당금을 재원으로 추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또 "아모레G는 신주인수권을 양도할 수 있게 설정했는데, 만약 서경배 회장이 가진 신주인수권을 서민정씨에게 전량 양도한다면 서민정씨는 향후 3.4%의 아모레G 지분을 추가적으로 보유할 수 있게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노희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아모레G 유상증자가 승계를 염두해두었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노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의 우리사주 우선배정 비율은 20%로 구주주 1주당 배정 비율은 0.0686641에 불과하다"며 "이 때문에 서민정씨가 최대 물량을 확보한다고 하더라도 약 17만주에 그치며 발행 후 10년이 되는 날 보통주로 전환돼도 지분율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아모레G 유상증자와 아모레퍼시픽 지분 매입은 기업지배구조강화 목적이 가장 크다는 게 노 연구원의 분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주주 구성(보통주)은 아모레G 35.4%, 서경배 10.7%, 그외 특수관계인 1.4%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7.6%다.
노 연구원은 "올해 10월 8일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종가 15만원 기준으로 약 133만주 취득 후 아모레퍼시픽의 주주 구성은 아모레G 37.7%"라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다만 노 연구원은 "우선배당률이 올해, 2020년, 2021년 이후 각각 1.4%, 1.3%, 1.1%이며 참가적 우선주로 추가 배당 수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지분 승계의 재원 마련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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