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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코스피 상승은 지난 11일 미·중 간 '스몰딜' 체결을 놓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던 미국 증시가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에 전날 강세를 보이며 마감한 데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예고된 금리 인하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이 크게 나타나진 않았다. 지난 두 달 연속 소비자물가가 역성장하고, IMF가 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등 경기 둔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인하조치라 증시 하단을 방어하는 정도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인하가 시장에서 유의미한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지난 7월 미국이 금리 인하를 한 것처럼 경기 둔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이뤄졌어야 했다"며 "그러나 시기가 늦은 감이 있고, 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인하를 미리부터 사실상 확신하는 분위기여서 막상 인하가 이뤄져도 반응이 크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금리 인하보다는 오히려 대외적 호재가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에도 국고채 금리가 되레 상승한 것도 금리 인하에 대해 시장은 이미 충분히 반영했다는 논리에 힘을 보탠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9bp(1bp=0.01%포인트) 상승한 연 1.320%에 마감했다. 5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도 각각 3.7bp, 3.1bp 오른 연 1.399%, 1.530%에 장을 마감했다. 한은이 지정하는 정책금리는 25bp 떨어졌는데, 시장금리에 해당하는 국고채 금리는 도리어 상승했다. 이때문에 코스피 2100선 회복에 대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로 인한 외국인들의 증시 이탈 가능성이 그중 하나다. 이번 금리 인하로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원화로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미국과의 금리 상단 격차가 종전 0.5%포인트에서 0.75%포인트로 확대됐는데, 이는 결국 해외 투자자가 미국 시장에 투자해 거둘 수 있는 수익보다 한국에 원화로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46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IMF가 올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춘 것도 의미심장하다. IMF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7월 내놓은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아진 3.0%에 머물렀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4월 전망보다 0.6%포인트 급락한 2.0%로 제시됐다.
이 같은 긍정요소와 부정요소가 맞물리면서 증시도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창목 NH투자
[박인혜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