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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34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8~9월 동안 연기금이 코스피시장에서 보여줬던 순매수 금액의 5분의 1 수준이다. 연기금은 지난 8월과 9월 각각 2조4908억원, 2조5556억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사들였다.
연기금은 지난 8월 2일 코스피가 1900대로 추락한 이후부터 대량 매수에 나서면서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연기금은 특히 그간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집중적으로 방어했다. 외국인은 8월 2조2974억원어치 순매도에 이어 9월과 10월에 들어서도 각각 8615억원, 5571억원 규모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의 실탄 공세 덕분에 8월 말 1967.79까지 후퇴하며 2.456% 급락했던 코스피는 9월 들어 2063.05까지 4.766% 상승하며 2000선 사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연기금은 9월 27일 '팔자'로 돌아서 42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2049.93(-1.19%)으로 끌어내렸다. 10월 한 달간 연기금의 팔자 행보는 2100을 향해 가던 코스피 발목을 번번이 붙잡았다. 9월 27일 첫 순매도에 이어 연기금은 10월 들어서만 2·11·18·23·30일 등 5거래일간 4243억원어치를 팔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0월 11일을 제외하곤 줄곧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2100선에 다가갈수록 지난 7~8월 증시를 방어하느라 실탄을 소진한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팀장은 "2100선을 넘어서도 국민연금이 매수세를 이어가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기금 거래금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은 올해 한국 주식 자산 배분 목표치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18%를 제시했다. 올해 말 예상 적립금인 730조원 가운데 약 131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민연금은 7월 말 기준으로 적립금 703조원 중 16.3%에 해당하는 115조1000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8~10월에 걸쳐 연기금이 전체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한 금액은 5조502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이 추가로 코스피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10조원대로 추정된다.
연기금이 아직 국내 주식에 추가로 투자할 여력이 남은 만큼 증권업계에서는 배당주나 그간 과도하게 저평가된 주
올해 말까지 유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그간 국내 증시에서 낙폭이 과대했던 정유·화학 관련 종목과 해외 플랜트 증설 관련 건설주들이 연기금의 투자 대상으로 선호될 수 있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