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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11월 08일(13:38)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한국콜마 품에 안긴 CJ헬스케어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곳에 자금회수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시장에서는 회사가 주간사단을 내정한 상태에서 입찰에 나선 것 같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국내 뿐 아니라 다수의 외국계 증권사도 호출했는데, 해외 물량을 따로 두기엔 예상 몸값이 다소 애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국내외 증권사 12곳에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고 있다. 입찰에 참여하길 원하는 곳은 오는 11일까지 제안서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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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스케어의 상장 행보는 사실상 시간 문제였다. 한국콜마로 매각될 당시 거래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자금회수(엑시트)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 지분 전량을 1조3100억원에 인수하며 H&Q코리아파트너스와 미래에셋자산운용PE, 스틱인베스트먼트 3곳을 투자자로 유치했다. 한국콜마와 FI의 지분율은 각각 50.7%, 49.3%다.
시장참여자들은 이번 딜의 주간사단이 사실상 내정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마감 기일이 다른 거래들과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짧아서다. CJ헬스케어가 RFP를 보낸 시기는 지난달 31일, 제안서 접수 마감은 오는 11일로 예정돼 있다. 관행적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을 염두에 둔 기업들은 최소 3주 안팎의 준비 시간을 마련해두는 편이다. 지난달부터 주간사단 선정 절차를 밟고 있는 현대카드 역시 IB에 약 3주의 시간을 건넨 바 있다.
다수의 사모펀드(PEF)가 이해관계자인 상황도 이 같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IPO의 목적이 구주매출인 경우 FI가 주간사 선정 단계부터 깊숙이 관여한다. FI와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증권사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FI들이 일찌감치 주간사단 숏리스트를 추렸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며 "올해 한화시스템, 메타넷엠씨씨 뿐 아니라 벤처 투자를 받은 바이오 기업 역시 FI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CJ헬스케어가 외국계 IB를 초청한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진다. 성장성을 내세워 1조 중반 이상의 몸값을 책정하기엔 사업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907억원, 영업이익 566억원, 순이익 474억원이었다. 올 들어 상반기까지는 2533억원의 매출액과 387억원의 영업이익, 27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배 이상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야 1조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CJ헬스케어 매출액의 약 87%는 의약품, 약 13%는 건강음료 부문에서 비롯됐다. 사명은 '헬스케어'지만 바이오에 준하는 잠재력 높은 분야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입찰을 준비 중인 IB들은 이런 상황을 두고 고민하는 눈치다. 이해관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려면 최소 '1조 중반' 수준의 가격을 써내야해서다. 지난해 FI들은 CJ헬스케어에 투자할 당시 회사의 기업가치를 약 1조3100억원 정도로 평가한 바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필수 의약품과 건강음료 위주의 포트폴리오로 조 단위
CJ헬스케어 관계자는 "내부에서 주간사를 내정한 적이 없다"며 "30호 신약 출시로 미래가치와 잠재력이 커졌단 평가를 받고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