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좀 더 싸게 좀 더 많이 공급"

↑ 합정역 초역세권에 들어설 서교동 효성 해링턴타워 모습 [사진 = 이미연 기자]

지난 10월 '청년월세지원'과 '신혼부부 주거지원 확대정책'을 발표했던 서울시가 또 하나의 대책을 내놨다. '역세권 청년주택' 혁신방안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사업자의 선택 폭을 넓히면서도, 공공주택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임대료는 대폭 낮춘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사업시행 3년을 맞은 시점에서 추진상황을 종합 진단, 도출된 보완과제를 반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이와 같은 골자의 '역세권 청년주택 혁신방안'을 26일 발표했다.
이 방안의 핵심은 저렴하게 공급하는 청년·신혼부부 주택을 전체 물량의 최대 70%까지 대폭 늘리고, 이 모두를 주변 시세의 반값 이하로 공급한다는 것이다. 기존엔 전체 물량의 20%만이 주변 시세의 30% 수준으로 공급됐다.(나머지 물량은 주변시세의 85~95%로 공급)
이를 위해 주택 연면적의 30% 내에서 ▲SH 선매입 ▲일부 분양 등의 방식을 새롭게 도입해 사업유형을 다양화한다. 주거면적은 1인 청년(14~20㎡), 신혼부부(30~40㎡)로 확대·다양화하는 한편, 기준이 없었던 냉장고, 에어컨 등 필수 가구·가전의 빌트인도 의무화해 입주자의 편의는 높이고 부담은 줄인다.

↑ [자료 = 서울시]

구체적으로 SH 선매입형은 사업자가 원하는 경우 총 주택연면적의 30%까지 SH가 선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주변 시세의 30%이하 임대료로 공급하는 물량이 전체의 20%(공공 20%), 주변시세의 50% 이하 임대료로 공급하는 물량이 50%(선매입30%+특별공급20%)로, 전체 물량의 70%를 시세의 반값 이하로 공급할 수 있다.
사업자는 초기 자금을 일부 회수해 자금 유동성을 높이고 사업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민간임대주택 특별공급 공급물량을 늘리고(16%→20%) 임대료는 낮추게 된다.(주변시세의 85%→50%이하) SH가 선매입한 물량은 공공임대주택으로 주변시세의 50%이하 임대료로 공급한다.
일부 분양형의 경우 주택연면적의 최대 30%까지 분양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공공주택 20%와 늘어나는 민간특별공급물량 20%, 총 주택물량의 40%가 주변 시세 대비 반값 이하로 공급된다. 일부 분양 허용으로 사업자에게 초기 투자자금 회수에 따른 사업여건을 좋게 해주는 대신 SH 선매입처럼 민간임대주택 특별공급 물량을 확대(16%→20%)하고, 임대료는 인하(주변시세의 85%→50%)한다.
시 관계자는 "분양을 허용하더라도 시행중인 제도(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매매가격이 주변시세 이하로 낮게 형성되게 되므로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주변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는 임대사업자가 아닌 금융기관이나 투자금융사 등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건의하는 등 다양한 행정지원과 규제완화도 추진 중이다.
주변 시세의 85~95% 임대료인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청년과 신혼부부도 일정 소득·자산 이하에 해당할 경우 무이자로 최대 4500만원(신혼부부 6000만원)의 보증금을 지원하는 '보증금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제도를 활용할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번 대책은 서울시가 청년과 신혼부부가 살기 좋은 역세권에 살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으로 시행 중인 '역세권 청년주택'이 양적 확대는 물론 주거의 질까지 담보하도록 마련했다"며 "주택시장의 관점에서도 민간자본이 스스로 선택한 방식으로 주택사업에 참여해 사업성을 확보하면서도 공공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