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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미국 장기 국채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 20년 이상 국채(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3개월 새 주가가 3.78% 하락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따라 듀레이션(채권 현금흐름의 가중평균 만기)이 긴 장기채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국채 10년물 이상으로 구성된 아이셰어 10~20년 국채(iShares 10~20 Year Treasury Bond) ETF 역시 하락폭이 3.01%였다. 같은 기간 달러가치가 3.2%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달러로 환전해 투자한 미국 국채 ETF의 가치는 원화로 환산할 때 3개월 만에 7% 이상 하락한 것이다.
이는 올해 상반기와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다. 올 초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자 미국 시장금리는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국채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연초 2.66%이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7월 초엔 1.9%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 등의 리스크를 반영해 달러당 원화가치가 단기 급락하자 원화로 환산한 미국 국채 투자의 수익률은 크게 높아졌다. 원화가치가 연초 달러당 1120원에서 6월 말 1170원대까지 내리자 미국 국채 투자자들은 반년 만에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8월 초 10년물 금리가 1.47%까지 떨어진 후 바닥을 친 시장금리가 미·중 무역분쟁 타결에 대한 기대로 올라가기 시작하자 채권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원화가치 역시 위험자산 선호 현상과 반도체 수출 개선에 대한 기대로 점차 상승세를 보이자 8월 채권과 환율이 꼭짓점인 시점에 투자한 미국 국채의 수익률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매수 규모도 점차 위축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 8월 15억5300만달러의 미국 채권을 매수했다. 그러나 10월엔 매수액이 11억7100만달러로 감소했으며, 이달엔 7억75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미국 국채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태근 삼성증권 팀장은 "최근 발표된 미국 수출주문지수(PMI)나 금값, 국채투자 심리지표 등을 볼 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현재 1.7%대에서 2%대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미국의 성장률 같은 펀더멘털은 기대할 부분이 없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